1일 오전 10시 기준 태풍 ‘카눈’ 예상 이동 진로(기상청 제공) ⓒ 뉴스1
여기에 중국 내륙을 관통 중인 제5호 태풍 독수리의 이동 경로와 소멸 시기도 카눈의 국내 영향 여부의 변수로 작용하겠다.
1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기준 카눈은 일본 오키나와 남남동쪽 약 260㎞ 부근 해상까지 진출한 상태에서 시속 17㎞로 서북서진 중이다. 중심 기압은 935h㎩까지 낮아지면서 최대풍속은 초속 49m(시속 176㎞)로, 강도가 ‘매우강’까지 성장했다. 강도분류상 매우강(최대풍속 초속 44~54m)에서는 사람이나 커다란 돌이 날아갈 수 있다.
카눈은 목요일인 3~5일 동중국해 부근에서 상당시간 정체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때 이동속도는 최저 시속 5㎞로, 이는 성인이 걷는 속도 수준이다.
태풍이 속도를 잃고 사실상 정지하다 싶은 이동 속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국내 영향 가능성 예측도 다소 미뤄졌다.
기상청은 이르면 3일, 늦으면 5일쯤 태풍의 국내 영향여부를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중환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3일 이후 재편되는 중위도 기압계 상황에 따라 카눈은 고기압 지향류를 따라 이동할 가능성이 높은데, 이때 어떤 세력이 태풍을 견인할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박 예보분석관은 “(독수리가 오른쪽으로 밀어낸) 티베트 고기압 후면을 따라 북풍이 불면서 태풍 진로를 동쪽으로 이동시켰다. 티베트 고기압의 강도나 이동성에 따라 카눈의 진로가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했다.
태풍이 정체하게 될 북위 25~30도의 수온은 현재 29도 안팎으로, 평년보다 2도 가량 높은 상태다. 우진규 기상청 통보관은 “일반적으로 태풍이 정체할 때는 요란으로 인해 바닷물이 섞이면서 해수면 온도가 내려가고, 이에 따라 태풍의 세력이 약해지기도 하지만 해수면 온도 변화와 태풍의 정체 시간에 따라 변동성이 크다”고 부연했다.
1일 오전 9시50분 기준 동아시아 인근 위성영상에 제6호 태풍 ‘카눈’ 모습이 눈에 띈다. (기상청 제공) ⓒ 뉴스1 황덕현 기자
한편 카눈이 일본 쪽을 향하더라도 제주와 내륙 일부 지역에는 비나 강한 바람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우 통보관은 “태풍이 일본 남쪽을 향하더라도 한반도와 근접 정도에 따라서 영향의 차이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카눈이 북상하는 과정에서도 무더운 날씨는 지속된다. 현재 제주 산간과 서해5도를 제외한 전국 99%의 지역에 폭염 특보가 발효 중이다. 기상청은 폭염특보가 이번주 내내 유지·강화될 수 있다면서 온열질환 등 안전에 각별히 유의할 것을 당부했다.
휴가철 인파가 몰리는 도심은 ‘도시 열섬’ 효과로, 해안 지역은 높은 습도에 따른 체감온도 상승으로 후텁지근한 날씨가 나타나는 경우가 많겠다.
폭염영향예보(농업)에 따르면 서울과 충남 서해안, 그 밖의 내륙에는 예보 최고 단계인 ‘위험’이 발령 중이다. 위험 단계는 지역 내 피해가 있고, 곳곳에서 극심한 피해가 나타나 영향이 장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단계다.
카눈은 태국에서 제출한 이름으로, 열대과일의 한 종류를 의미한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