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봐왔던 하지만 무심코 지나쳤던 풀과 나무의 재발견과 천천히 즐기며 맛보는 숲이 주는 행복을 담은 책<세이버링으로 음미한 숲은 맛있다>(청파랑)가 출간됐습니다. 자꾸 눈이 가는 사진과 그림을 보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쑥부쟁이와 구절초도 구별하지 못하던 저자 이범석은 신문사 사진기자를 은퇴하고 양평의 숲 학교에서 ‘세이버링’(savoring)에 눈을 뜨게 됩니다. 세이버링은 숲을 맛보는 방법이다. 시간을 갖고 식물과 눈 맞추기를 하고, 미시적으로 접근하며 말을 걸어본다. ‘왜 그럴까?’ ‘뭘 하려고?’ 물음표로 시작해서 느낌표로 마칠 때까지의 과정에서 비로소 감성의 스토리가 우러나온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수년간 풀과 나무를 관찰한 내용을 생태학적 입장에서 멋으로, 인문학적 관점에서 맛으로 풀어냈습니다. 글과 함께 실린 고화질의 사진들은 또 하나의 맛있는 대화법입니다. 또 세밀화로 비주얼을 강화했습니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