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오후 경남 창원시 의창구 대산면 유동리의 비닐하우스 안에서 측정한 온도가 39.2도를 가리키고 있다. 2023.8.1 ⓒ 뉴스1
“5분만 (비닐)하우스 안에 들어가 있어도 숨이 막힐 지경입니다”
1일 경남 창원시 의창구 대산면 유등리.
비닐하우스에서 멜론을 재배하는 안병화씨(61)는 “비닐하우스 안에서 작업을 하다보면 머리가 지끈거린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찾은 안씨의 비닐하우스는 바깥 비닐 외벽으로 햇살이 반사되면서 피어오르는 아지랑이를 볼 수 있었다.
비닐하우스 안으로 들어서자 밖과 다른 텁텁한 공기에 숨이 막혀왔다. 이마와 턱 주변에는 땀 방울이 맺히기 시작했다.
안으로 들어선지 2분여 만에 멜론 꽃 새순을 정리하는 안 씨의 얼굴에는 굵은 땀방울이 비오듯 쏟아졌다.
함께 챙겨 간 온도계에는 비닐하우스 내부온도가 39.3도로 나타났다.
그는 “9월에 멜론 출하를 하기 위해서는 낮 시간에도 나와야 하는 경우가 생긴다”며 “요새는 폭염으로 낮에 일을 못하는 경우도 많아 농사에 지장이 많다”고 말했다.
안씨 비닐하우스 인근에 논에는 폭염으로 인해 인적을 찾기 힘들었다. 안씨는 온도가 제일 높은 낮 시간에는 마을방송을 통해 농사일을 멈추라는 안내가 계속된다고 설명했다.
경남도에 따르면 지난 5월20일부터 이날 오후 4시까지 경남에서는 102명의 온열질환자가 발생했다.
발생 장소별로는 실내 외 작업장 45명, 논밭 19명, 길가 12명, 비닐하우스 5명, 주거지 주변 2명, 운동장 1명, 실내 외 기타 18명이다.
이 중 지난 5월 창녕에서 숨진 40대 중국 국적 남성을 제외하면 모두 80대 고령층이다.
성주현 경남도 환경보건센터장(창원경상대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교수)은 “고령층의 경우 체온 조절 능력이 일반인 보다 떨어져 온열질환에 취약하다”며 “폭염 경보 발효 시에는 낮 시간 야외작업을 최대한 피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불가피하게 작업을 할 경우에는 최대한 물을 많이 마시고 그늘에서 휴식을 자주 취해야 한다”며 “작업 중 어지럼증이나 두통이 느껴지는 경우에는 즉시 작업을 멈춘 뒤 휴식을 취하다 증상이 심해지면 바로 응급실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창원=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