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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펀드 투자한 해외건물 수익률 ‘뚝’… 개인 투자자들 손실 발생 우려도 커져

입력 | 2023-08-02 03:00:00

[해외부동산 투자 부실]
벨기에 건물 1년 수익률 ―28%
당초 기대 수익률에 한참 못미쳐
전문가 “공격적인 투자 자제를”




공모 펀드를 통한 해외 부동산 투자 위험도 커지고 있다. 주로 개인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자금을 모으는 공모 펀드의 속성상 기관보다 자금력이 취약한 개인들의 피해가 우려된다.

1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보유하고 있는 미국 애틀랜타 스테이트팜 건물의 최근 1년 수익률은 ―6.68%였다. 당초 예상한 연간 수익률 6%에 한참 못 미치는 실적이다. 최근 3개월과 1개월을 기준으로 한 수익률도 각각 ―4.75%, ―3.25%로 저조하다. 미래에셋은 공모 펀드로 자금을 조달했으며, 펀드설정액은 약 1470억 원이다. 2017년 펀드 출시 당시에는 우량 임차인을 내세워 일주일 만에 조기 완판됐다. 하지만 현재는 재임대를 한 임차인이 나가면서 공실률이 96%에 달해 투자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수익률이 저조한 해외 부동산 공모 펀드는 이뿐이 아니다. 한국투자신탁운용 자회사 한국투자리얼에셋자산운용이 해외 공모 펀드로 투자한 벨기에 법무부 산하기관 청사가 입주해 있는 빌딩의 최근 1년 수익률은 ―28.22%를 보이고 있다. 공모로 910억 원을 조달하고, 나머지 금액은 벨기에 현지 대출로 충당했다. 이지스자산운용이 독일 트리아논 빌딩에 투자한 공모 펀드 역시 최근 1년 수익률이 2.37%에 불과한 상황이다. 당초 기대한 연간 수익률(6.4∼7.5%)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지스는 공모 펀드(1868억 원)와 사모 펀드(1835억 원)로 나눠 자금을 조달했다.

해외 부동산 공모 펀드 수익률 악화는 자산운용 업계 전반에 걸쳐 일어나고 있다. 1일 펀드평가사 KG제로인에 따르면 올 들어 1일까지 해외 부동산 공모 펀드 수익률은 평균 1.79%로 조사됐다. 2021년 해외 부동산 공모 펀드 평균 수익률(16.24%)에 비해 약 88% 급감한 수준이다. 지난해 해외 부동산 공모 펀드 수익률은 0.55%로 2018년 이후 가장 낮았다.

부동산 업계는 해외 부동산 공모 펀드의 투자 부실 위험이 사모 펀드보다 더 크다고 보고 있다. 일부 운용사는 국내 연기금이나 기관투자가들이 외면한 자산에 한해 공모 펀드로 자금을 조달하는 경우가 있어서다. 배상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공모 펀드에 투자한 일반 투자자도 해외 부동산이 부실화됐을 경우 그 피해를 온전히 떠안을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미국 부동산 가격 하락 등을 감안해 공격적 투자를 자제하고 시장이 안정화될 때까지 관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