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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300만원’ 유혹…텔레그램 전국 마약 조직 적발, 고교생도 가담

입력 | 2023-08-02 11:53:00


텔레그램 등 스마트폰 메신저를 이용해 전국적으로 마약을 유통한 조직이 경찰에 적발됐다.

울산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마약 유통조직 총책인 20대 남성 A씨 등 20명을 구속하고 상습 마약 구매자 등 14명을 입건했다고 2일 밝혔다.

구속된 A씨 등은 지난 2020년 6월부터 최근까지 해외에서 액상 대마, 합성 대마, 리세르그산 디에틸아미드(LSD) 등을 들여와 서울과 경기, 부산 등 전국 각지에 14억원 상당의 마약을 유통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베트남 등지에서 마약을 구입해 국제 택배로 받은 뒤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판매했다.

A씨 등이 운영한 텔레그램 채널은 모두 5개로 회원이 모두 130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회원이 마약을 구매하면 주택가 배전함이나 에어컨 실외기 등에 마약을 숨겨놓고 위치를 알려주는 이른바 ‘던지기’ 방식으로 전달했다.

마약 운반책은 대부분 20대 초반의 대학생이나 사회 초년생들로 고등학생도 1명 포함된 것으로 밝혀졌다.

다수의 마약 운반책이 처음에는 마약을 구매했다가 돈이 부족해지자 월 300만원 정도씩 받는 조건으로 조직에 가담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A씨 등은 다른 마약 판매조직 최소 5곳으로부터 의뢰를 받고 마약 판매대금 170억원 상당을 가상화폐로 교환해주는 자금 세탁 역할도 맡았다.
자금 세탁시 수수료로 10%를 받아 모두 17억원 상당의 수익을 챙겼다.

미국에서 유학생활을 하던 총책 A씨는 마약 판매와 자금 세탁을 통해 번 돈으로 카페와 오피스텔 등을 구입하고 고급 스포츠카를 몰고 다니며 하루 유흥비로 2500만원을 탕진하는 등 호화로운 생활을 한 것으로 경찰 조사에서 드러났다.

경찰은 텔레그램에서 쉽게 마약을 구할 수 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수사에 착수, 3개월 넘게 추적한 끝에 A씨 등을 잇따라 검거했다.

경찰은 범죄 수익금 31억원을 몰수 및 추징 보전하고 현금과 귀금속 8600만원 상당을 압수했다.

또 전국 주택가 등 79곳에 던지기 방식으로 숨겨 놓은 마약을 전량 회수하고 A씨 등이 보관하고 있던 시가 2억원 상당의 마약도 압수했다.

경찰 관계자는 “A씨 등에게 범죄집단조직죄를 적용하는 한편 하반기에도 온라인 마약류 단속을 강화할 것”이라며 “해외에서 마약을 판매한 조직과 자금 세탁을 의뢰한 조직들에 대해서도 수사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울산=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