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경, 사과 요구에도 ‘침묵’…취재진 따돌리고 빠져나가

당 안팎 공식 사과요구에도 '묵묵부답' 일관
혁신위, 오후 비공개 회의서도 결론 못 내

노인 비하성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이 당 안팎의 사과 요구에도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2일 당 안팎에선 김 위원장에게 사과를 요구하는 질타가 쏟아지고 있다.

민주당 노인위원회와 대한노인회가 지도부에 공식 사과를 요구한 데 이어, 국가원로회의는 같은 날 오후 입장문을 내고 김 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했다. 대한노인회와 국가원로회의는 김 위원장의 노인 비하성 발언을 두둔한 양이원영 의원의 사퇴까지 촉구하고 나섰다.

당내서도 김 위원장이 사과해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김종민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김 위원장 발언은 변명할 여지 없는 백번 잘못한 발언이다. 입장문을 내는 것 정도로 수습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라며 공식 기자회견을 열어 대국민사과를 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앞서 박용진 의원도 이날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을 향해 “보다 명징하게 사과하라”고 지적했다.

당 지도부가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공식 사과했지만 수습하기에 역부족인 모양새다.

박광온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든 민주당 구성원은 세대 갈등을 조장하거나 특정 세대에게 상처를 주는 언행을 하지 않겠다”고 고개 숙였다.

휴가 중인 이재명 대표를 대신해 박 원내대표가 지도부 차원에서 사과하며 진화 작업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박 원내대표는 오후에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어르신들이 상처받은 부분에 대해서 대단히 송구스럽다”며 “찾아뵙고 충분히 소통하겠다”고 재차 사과했다. 혁신위 소속인 이해식 당 사무부총장과 한병도 전략기획위원장이 이날 노인회를 찾아 사과의 뜻을 전했고, 박 원내대표도 오는 3일 노인회를 찾아 직접 사과하겠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후까지 침묵 모드로 일관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전날 오후 인천시당 간담회에서 자신의 노인 관련 발언에 대해 유감의 뜻을 표명했지만 사과의 뜻은 표하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추가 입장 표명 계획을 묻는 취재진 질문엔 “유감스러운 것으로 된 것이고 전혀 그런 의도 없는 것 알지 않나”라고 잘라 말했다. 혁신위 측도 사과 가능성을 일축한 상황.

혁신위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비공개 회의를 갖고 대책 논의에 들어갔지만 이렇다 할 결론을 내리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관계자는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김 위원장이 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다”며 우회적으로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김 위원장은 비공개 회의를 마친 뒤 취재진을 따돌리고 당사를 빠져나갔다. 김 위원장은 지상에 주차된 자신의 차량이 ‘빈 차’로 빠져나가는 것을 지켜본 뒤 건물 지하에서 다른 차량을 타고 빠져나간 것으로 전해졌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후 저녁시간대 강원 춘천에서 열리는 혁신위 간담회에 참석한다.

한편 이번 논란으로 이재명 대표에게도 화살이 날아갔다.

국가원로회의는 서면으로 낸 입장문에서 이 대표에게도 책임을 물으며 사퇴를 요구했다. 이상훈 상임의장은 “이 대표도 이 같은 심각한 문제에 대한 책임있는 사과와 사퇴를 강력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SNS로 김 위원장 사과를 요구한 김 의원도 “혁신위를 향한 비판과 불신이 날로 커지고 있다”며 “민주당의 혁신과 미래를 위해 책임 있는 당대표로서 정말 뭐라도 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지적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