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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6일만의 복귀전 5이닝 4실점… 패배했지만 희망 쐈다

입력 | 2023-08-03 03:00:00

돌아온 류현진, 볼티모어전 패전
AL 최강팀 상대 희망의 새 출발
“5회 이상 던져 만족… 구속 올린다”
토론토 감독 “점점 위력 되찾을 것”



부상에서 회복한 류현진(토론토)이 2일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 로저스센터에서 열린 볼티모어와의 메이저리그 안방경기에 선발 등판해 공을 던지고 있다. 지난해 6월 왼쪽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은 류현진은 네 차례의 마이너리그 재활 등판을 성공적으로 마친 뒤 426일 만에 다시 빅리그 마운드에 올랐다. 토론토=AP 뉴시스


매이닝 안타를 허용했고, 대부분의 안타가 방망이 중심에 정확히 맞아 나갔다. 결과는 5이닝 동안 1피홈런을 포함해 9피안타 1볼넷 4실점 패전. 많은 이들이 기억하는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6·토론토)의 모습과는 거리가 있었다.

하지만 왼쪽 팔꿈치 수술을 받고 426일 만에 다시 빅리그 마운드에 선 것을 감안하면 실패로 단정하긴 어렵다. 더구나 상대는 6할대 승률(2일 현재 66승 41패·승률 0.617)로 아메리칸리그 전체 1위를 달리고 있는 볼티모어였다.

류현진은 2일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 로저스센터에서 열린 안방경기를 통해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복귀전을 치르면서 ‘희망’과 ‘숙제’를 동시에 보여줬다.

가장 고무적인 점은 안타를 많이 맞으면서도 5이닝을 버텨낸 것이다. 류현진은 1회초 선두 타자 애들리 러치맨에게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맞았다. 2번 타자 라이언 마운트캐슬에게 좌중간 2루타, 3번 타자 앤서니 산탄데르에게 좌전 안타를 맞는 등 1회에만 2점을 먼저 내줬다. 2회에도 러치맨에게 적시타를 맞으며 추가점을 허용했다. 패스트볼이 시속 140km대 초반에 머물렀고, 주무기인 체인지업도 가운데로 몰리면서 고전을 거듭했다.

하지만 류현진은 3회부터 또 다른 무기인 커브를 꺼내 들며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여전히 매 이닝 안타를 내줬지만 낙차 큰 커브를 적절히 섞어 던지며 타자들의 눈을 현혹시켰다. 3∼5회에는 특유의 위기관리 능력으로 실점 없이 버텼다. 3회 무사 1루에서 오스틴 헤이스를 2루수 앞 병살타로 잡아낸 뒤 거너 헨더슨을 상대로 바깥쪽 포심 패스트볼로 루킹 삼진을 잡아냈다. 이날 가장 빠른 시속 146km짜리 공이었다. 안타와 볼넷으로 1사 1, 2루 위기를 맞은 5회에도 헤이스를 유격수 앞 병살타로 잡아내며 이닝을 마무리했다.

아쉬운 장면은 3-3 동점이던 6회초에 나왔다. 6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류현진은 선두타자 헨더슨에게 던진 5구째 체인지업(시속 123km)이 한가운데로 몰리며 1점 홈런을 얻어맞았다. 홈런 직후 류현진은 마운드를 내려왔다. 토론토 구원 투수들이 7∼9회에만 9실점하며 토론토는 결국 3-13으로 패했다.

류현진은 경기 후 “긴장은 됐지만 재미있었다. 선발 등판해 5회 이상 던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만으로 만족한다”며 “내가 가장 자신 있게 던질 수 있는 체인지업에서 실투가 많이 나왔다. 그래도 전체적으로는 괜찮았다. 앞으로 구속은 1, 2마일 정도 더 올라올 것”이라고 말했다.

주무기인 체인지업이 효과를 제대로 보려면 패스트볼 구속이 올라와야 한다. 이날 그의 패스트볼 평균 시속은 89마일(약 143km)이었다. 류현진이 최고의 활약을 펼칠 당시에는 패스트볼 평균 구속이 시속 140km대 후반이었다. 류현진의 다음 등판은 8일 클리블랜드와의 방문경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존 슈나이더 토론토 감독은 “류현진은 등판할수록 점점 좋아질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한편 피츠버그에서 뛰던 최지만(32)은 트레이드 마감 시한인 이날 김하성(28)의 소속팀 샌디에이고로 트레이드됐다. 2016년 LA 에인절스에서 데뷔한 최지만은 뉴욕 양키스, 밀워키, 탬파베이, 피츠버그에 이어 6번째 빅리그 팀 유니폼을 입게 됐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