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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 “反카르텔 공정건설 추진본부 신설”

입력 | 2023-08-03 03:00:00

[아파트 부실공사]
퇴직자 특혜 근절 방안 발표
“철근누락 15곳 관련자 수사 의뢰
부실시공 업체 ‘원스트라이크 아웃’”



고개 숙인 LH 사장 이한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이 2일 서울 강남구 LH 서울지역본부에서 열린 긴급대책회의에 앞서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LH는 이날 건설 카르텔 관련 부실 시공 유발업체를 ‘원스트라이크 아웃’으로 퇴출하기로 하는 등 ‘반카르텔 공정건설 혁신계획’을 발표했다. 뉴스1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건설 카르텔’을 근절하기 위해 반카르텔 공정건설 추진본부를 신설해 발주부터 감리까지 ‘엘피아’로 불리는 LH 퇴직자에 대한 특혜 근절에 나서기로 했다. 또 부실시공이 한 번이라도 적발된 업체는 입찰을 제한하는 ‘원스트라이크 아웃’ 제도도 도입한다. 또 철근 누락이 드러난 단지 15곳의 관련자는 수사를 의뢰하기로 했다.

LH는 2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LH 서울지역본부에서 ‘건설 카르텔과 부실시공 근절을 위한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논의했다.

우선 반카르텔 공정건설 추진본부를 신설해 설계, 심사, 계약, 시공, 자재 조달, 감리 등 공사 전반에서의 전관 특혜나 담합, 이권 개입 등을 근절하는 데 나선다. 중대재해와 건설 사고를 내거나 부실시공을 한 업체는 입찰 참여를 제한하는 등의 직접 제재도 가하기로 했다. LH 조직 내부에는 감리용역 전담 부서를 개편하고 감리사 현장관리 조직을 의무화한다. 공사 단계별로 건축물 정밀안전점검도 의무화할 예정이다.

전관이 취업한 업체가 불리하도록 취업하지 않은 업체에 가산점을 주는 방안도 검토한다.

LH 관계자는 “건설 공사 수주전 등에 LH 출신 임직원이 없는 업체가 참여할 경우 가산점을 주는 내용이 추가로 검토될 것”이라고 밝혔다. 퇴직자의 건설 현장 배치도 차단할 예정이다. LH 출신 임직원이 현장에서 LH 현직 임직원들과 접촉하는 것 자체를 막겠다는 취지다. 이한준 LH 사장은 “이번에 건설안전을 제대로 확립 못 하고 전관 특혜 의혹을 불식시키지 못하면 ‘LH의 미래는 없다’는 각오로 고강도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전관특혜 근절 방안이 과거에도 나왔지만 문제가 계속됐다는 점에서 결국 ‘공염불’에 그칠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2021년 LH 전현직 직원들의 공공택지 투기 사태 이후 정부는 LH 분사를 포함해 혁신안을 추진해 왔다. 하지만 LH 조직을 분리하는 방안은 비리 근절이라는 목표와 직접 관련이 없다는 비판과 재무건전성 등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 지역사회 반대 등으로 폐기됐고, 이후 LH는 자체적으로 내부 혁신을 추진해 왔다.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