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피치 美등급 강등으로 미국 부채 위기 급부상

입력 | 2023-08-03 10:31:00

해당 기사 - 블룸버그 갈무리


영국계 신평사 피치가 미국의 국가 신용등급을 강등함에 따라 미국의 부채 위기가 급부상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최근 미국 경기가 호조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물가가 잡히고 있어 미국 경기 침체 우려는 크게 감소했다. 그러나 피치의 미국 등급 하향을 계기로 미국 정부의 부채문제가 또 다른 위기로 급부상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피치는 전일 미국 정부의 부채가 급격하게 불고 있고, 정부의 거버넌스(지배력)도 약화하고 있다며 미국 국채 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한단계 낮췄다.

피치는 2025년 미국의 부채가 GDP의 118%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AAA 등급을 받은 정부들의 평균 부채가 GDP의 39%인 것을 감안하면 매우 높은 수준이다.

2007년 미 의회예산국(CBO)은 연방정부 적자가 10년 안에 국내총생산(GDP)의 22%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지만 2008~2009년 금융위기 여파로 2011년 재정적자는 76% 수준으로 폭증했다.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충격 완화를 위한 대규모 재정지원까지 겹쳐 미국의 부채는 조만간 GDP의 100%를 넘어설 전망이다.

재정적자가 치솟고 있지만 미국인들은 그 부담을 별로 느끼지 못했다. 바로 연준의 이례적인 저금리 기조 덕분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연준이 지난해 3월 이후 기준금리를 가파르게 올리면서 이제 서서히 미 정부의 재정적자 이자 부담도 가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연준은 지난 7월 기준금리를 5.25%~5.50% 범위로 올렸다. 이는 22년래 최고 수준이다. 이에 따라 미국 정부의 이자 부담도 가중되고 있다.

CBO는 미국의 재정적자 순이자 지출이 내년 9월 마감하는 2024회계연도에는 7450억 달러로 불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방위비를 제외한 연방정부 재정지출의 약 4분의 3을 차지한다.

이같은 상황에서 금융위기 같은 시련이 닥칠 경우, 정부가 동원할 수 있는 수단이 별로 없다는 얘기다.

물론 미국이 재정적자로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빠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 그러나 재정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피치의 미국 신용등급 강등은 재정적자 시한폭탄이 터질 때가 이전보다 더 가까워졌다는 경고라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