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개막일인 1일 전북 부안군 잼버리 대회장에서 대원들이 야영지로 이동하고 있다. 2023.8.1. 뉴스1
3일 대회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전날 개영식에서 발생한 139명의 환자 중 108명이 온열질환자로 파악됐다. 소방 관계자는 “잼버리 개영식 행사 이후 밀집된 인원이 장시간 고온에 노출되면서 계속해서 온열질환자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당시 소방당국은 조직위에 행사 중단 조치를 요청하기도 했으나 조직위는 불꽃놀이만 생략하는 정도로 행사를 끝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폭염에 더해 행사장 내 열악한 환경을 두고도 여러 지적이 나오고 있다. 우선 4만3000여 명의 참가 인원 대비 병상의 수가 50개로 현저히 적어 몇몇 환자는 제때 치료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화장실과 샤워실, 탈의실 수도 모자란 데다 비위생적이기까지 해 대원들이 이용을 꺼린다는 참가자 학부모의 목소리도 있다. 편의점에선 폭염을 틈타 시중보다 비싼 가격에 얼음을 판매한다는 주장도 제기됐고, 대원들에게 지급된 달걀 등 식재료는 무더위에 상하거나 곰팡이가 피어 먹을 수 없는 수준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개막일인 1일 전북 부안군 잼버리 대회장에서 대원들이 천막 아래에서 더위를 식히고 있다. 2023.8.1. 뉴스1
잼버리 공동위원장인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도 이날 잼버리 조직위, 여가부, 문화체육관광부, 전북도 등과 긴밀하게 공조해 온열질환자 대응 관련 대책을 마련하고 즉시 시행할 것을 긴급 지시했다. 이 장관 지시에 따라 김성호 재난안전관리본부장이 이날 오전 잼버리 현장으로 급파돼 안전관리 상황을 점검하기도 했다.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개막일인 1일 전북 부안군 잼버리 야영장에서 스카우트 대원들이 취재진을 향해 인사를 하고 있다. 2023.8.1. 뉴스1
한국청소년정책연대도 “살인적인 폭염 속에서 중환자가 나오지 않았다는 이유로 행사를 강행하고 있는 정부와 잼버리 조직위원회를 규탄한다”며 “즉각적으로 행사 일정을 축소하고 프로그램을 변경하는 등 긴급 조치를 통해 세계 각국에서 참가한 청소년들의 건강과 안전을 보호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조직위는 3일 진행 예정이었던 야외 프로그램 중 일부를 폭염 예방 차원에서 중단하기로 했다. 최창행 잼버리 조직위 사무총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대회 참가자와 의료진을 위해 냉방장치를 추가로 설치하고 의료인력도 더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어느 나라 잼버리에서든 있을 수 있는 상황”이라며 “(온열질환자 수가) 예상을 크게 벗어나는 수준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