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회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개막 이틀째인 지난 2일 잼버리 조직위원회로부터 아침 식사 식재료를 전달 받은 익명의 제보자 A씨는 1인당 2개씩 지급받은 구운계란 80여개 중 6개에서 곰팡이가 나왔다고 전했다. 사진은 익명의 제보자 A씨가 새만금 잼버리 조직위로부터 받은 구운 달걀. 제보자 제공
폭염으로 온열질환자가 속출하고 있는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와 관련해 열악한 시설 문제에 미숙한 대응 논란까지 불거지면서 조직위원회를 질타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주최 측이 ‘곰팡이 계란’을 제공한 것으로 나타나 3일 정부가 조사에 나섰다.
잼버리 참가자에 따르면 조직위는 2일 아침식사로 40여 명의 대원들에게 구운 계란 80개를 지급했다. 이중에서 계란 6개에서 곰팡이가 나왔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관계자는 3일 “해당 계란을 전량 회수해 제조부터 유통 단계까지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열악한 시설에 대한 불만도 터져나왔다. 한 참가자는 “야영장에 설치된 샤워시설이 천막으로 돼 있어 바로 옆이나 외부에서 쉽게 들여다 보인다”는 불만도 제기됐다. 다른 참가자는 “화장실에 전기도 제대로 들어오지 않고 심지어 남녀공용인 곳들도 많았다”고 말했다. 또, 새만금 간척지에 야영지를 조성하다보니 밤마다 각종 해충과 모기 등이 들끓고 있다고 했다.
중학교 자녀를 행사장에 보냈다는 한 학부모는 “중3 아들이 참가하고 있는데 폭염에 모기까지 겹쳐 너무 힘들어하고 있다”며 “소금이나 생수 같은 물품도 제대로 못받고 있다고 하는데 답답하다. 국제적인 행사를 너무 미숙하게 운영하는게 아니냐”고 분통을 터트렸다. 자녀를 참가자로 대회에 보낸 학부모들은 잼버리 조직위 공식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에 “대회를 당장 중단하라”며 “아이들의 안전이 확보되지 않은 곳에서 더 이상 진행하는 것은 살인 행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내에서 개최된 잼버리의 열악한 환경이 온라인에서 확산되자 시민들은 이전 개최지였던 스웨덴과 일본, 미국 등의 상황과 비교하며 비판하고 있다. 특히 개최지로 6년 전에 선정돼 준비 기간이 충분했고 공사 관련 비용으로만 2000억 원 가까이 비용을 쓴 데 대해 “국제적 망신”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잼버리가 열리고 있는 야영지 인근을 지나다 행사 상황을 지켜봤다는 한 시민은 “이 땡볕 더위에 허허벌판에서 대회를 하는 게 말이 되느냐”며 “나라 망신 제대로 하고 있다는 느낌까지 들 정도였다”고 말했다. 이어 “폭염에 사망자까지 나왔는데 준비가 부족해보였다”며 “사고가 발생하기 전에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안=최미송 기자 cms@donga.com
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