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린 벨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축구 대표팀이 2023 국제축구연맹(FIFA) 호주·뉴질랜드 여자월드컵 최종전에서 강호 독일을 상대로 대등한 승부 끝에 비기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FIFA 랭킹 17위인 한국은 3일 호주 브리즈번의 선콥 스타디움에서 열린 독일(랭킹 2위)과의 2023 FIFA 호주·뉴질랜드 여자 월드컵 H조 조별리그 3차전에서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무득점 2연패를 당한 뒤 마지막 경기에서 첫 골과 첫 승점을 따낸 한국은 1무2패(승점 1), 조 4위로 이번 대회의 모든 일정을 마쳤다.
콜롬비아(0-2 패)와 모로코(0-1 패)에 연패, 독일에 5골 차 이상으로 이기고 콜롬비아가 모로코를 잡아야 16강 진출을 바라볼 수 있던 절박한 한국은 이날 큰 폭의 변화를 줬다.
골문은 맏언니 김정미가 지키고 주장 김혜리를 중심으로 심서연, 이영주가 스리백을 구성했다. 양 측면 윙백은 장슬기와 추효주가 맡았고 중앙에는 지소연, 조소현, 최유리가 섰다.
최전방에는 이번 대회를 통해 생애 첫 월드컵 선발 기회를 잡은 2007년생 케이시 유진 페어와 2002년생 천가람이 나섰다.
과감한 변화는 주효했다. 한국은 전반 2분 만에 주도권을 잡았다. 지소연의 패스를 받은 페어의 슈팅이 메를레 프롬스 골키퍼의 손에 맞고 골대를 강타했다.
이번 대회에서 나온 한국의 첫 골이자, 역대 여자 월드컵에서 한국이 처음으로 넣은 선제골이다.
조소현은 월드컵 통산 2호 골을 넣었다. 조소현은 2015년 캐나다 월드컵 조별리그 스페인전 이후 8년 만에 월드컵에서 득점했다.
일격을 맞은 독일은 공세에 나섰으나 한국이 조직적 수비로 막아냈다. 전반 12분 줄 브랜드의 위협적 돌파는 김혜리가 슬라이딩 태클로 막아냈고 전반 15분에는 클라라 부흘에게 헤딩 찬스를 내줬으나 골문을 빗나갔다.
한국은 이전 두 경기와 달리 과감한 도전과 공격적 움직임으로 경기를 주도했다. 전반 35분에는 지소연의 중거리 슈팅과 천가람의 돌파 등으로 독일을 위협했다.
동점으로 따라붙은 독일은 후반전에도 제공권이 좋은 포프를 앞세워 거세게 한국 골문을 두들겼다.
다행히 한국에 행운이 따랐다. 후반 12분에는 포프가 헤더로 한국의 골문을 열었으나 오프사이드가 선언됐다. 후반 15분에는 포프의 결정적 헤더 슈팅이 골대를 강타했다.
한국은 장신 공격수 박은선을 중앙 수비수로 변칙 투입, 포프 봉쇄에 나섰다. 이후 김혜리의 육탄 방어와 박은선의 높이를 앞세워 독일의 공세를 막고 문미라를 앞세워 한 방을 노렸지만 끝내 추가골은 나오지 않았다.
결국 경기는 1-1 무승부로 마무리됐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