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개 희곡 국내 첫 번역-출간 공로 “내게는 운명과도 같은 과업이었다”
김 교수가 입센 전집을 한국어로 옮기기로 결심한 건 2006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입센 국제학술대회에 참석했을 때였다. 그는 “입센은 안톤 체호프와 함께 ‘현대극의 아버지’로 불리지만 대회 27개 참가국 중 한국만 입센에 관한 연구 결과가 없어 부끄러웠다”며 “해외 배송이 쉽지 않던 시절이라 미국 각지의 연극 전문 책방을 돌며 입센 자료를 공수했다”고 말했다.
영어, 독일어로 된 자료로 연구하던 김 교수는 만족하지 못하고 직접 노르웨이어를 배우기 시작했다. 뉴욕에서 노르웨이어 사전과 독학서를 사왔다. 그는 “불안한 마음에 총 4300쪽 분량으로 번역한 책을 확인하고 또 확인했다”며 “통렬한 문제의식이 담긴 입센의 작품이 우리나라에서도 많이 읽히길 고대한다”고 말했다.
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