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연구진, 영어-중국어로 AI 실험 “가짜 음성 포함 알아도 못 골라내”
4명 중 1명은 생성형 인공지능(AI)으로 만들어낸 가짜 음성을 가려내지 못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일(현지 시간)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 연구진은 529명의 참가자에게 딥페이크 음성을 들려준 결과 73%만이 가짜 음성을 찾았다고 국제학술지 ‘플로스 원’에 게재했다.
연구진은 이번 실험에서 영어와 북경어 등 두 가지 언어로 50개의 딥페이크 음성 샘플을 제작했다. 영어가 아닌 다른 언어 음성을 딥페이크로 제작해 실험에 활용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만큼 딥페이크 기술이 정교해졌다는 의미다. 연구진은 “이번 실험의 참가자들은 딥페이크로 만들어진 음성이 나올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음에도 속았다”며 “실제 상황에서는 더 구분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딥페이크는 실제와 구분이 어려울 만큼 정교하게 조작한 사진이나 영상, 음성 등을 뜻한다. 최근 AI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며 딥페이크로 만들어진 콘텐츠들이 범죄에 악용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올 5월 중국에서는 한 과학기술회사 법인 대표가 돈을 빌려달라는 친구와 영상 통화를 한 뒤 8억 원을 송금한 사례가 있었는데 친구의 얼굴 및 목소리는 모두 딥페이크로 만들어진 가짜였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