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서지 샌들·슬리퍼 착용 족부질환 발생 위험 커져
여름철에는 밑창이 얇고 딱딱한 샌들이나 슬리퍼를 즐겨 신다간 자칫 족부 질환에 걸리기 쉽다. 활동량이 늘어나는 휴가철에는 더욱 주의해야 한다. 걸을 때 발생하는 충격을 제대로 흡수·분산하지 못해 발에 그만큼 무리가 가기 때문이다.
4일 의료계에 따르면 여름철 족부질환으로는 발가락 사이 신경에 통증이 생기는 ‘지간신경종’, 부주상골(발목과 엄지발가락을 이어주는 주상골 옆에 붙어있는 작은 뼈)이 주변 뼈 등과 부딪쳐 염증 등을 유발하는 ‘부주상골증후군’, 발바닥의 족저 근막이 손상돼 염증이 생겨 통증을 일으키는 ‘족저근막염’, 발목의 인대가 손상돼 흔히 ‘삐었다’고 표현되는 ‘염좌’ 등이 대표적이다.
발은 26개 크고 작은 뼈와 33개 관절, 100개가 넘는 인대, 근육, 힘줄, 신경 등 복잡한 구조로 이뤄져 통증이 나타나는 위치도 달라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 이승열 명지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족부 질환은 초기 통증이 크지 않다 보니 간과하는 경우가 많다”며 “증상이 진행되면서 극심한 통증은 물론 제대로 걷기 힘들 정도로 삶의 질 저하를 유발하게 된다”고 말했다.
주된 증상은 발의 앞쪽에서 발생하는 통증이다. 발을 내딛을 때 주로 발가락 사이에 통증이 발생하며 뻐근하고 저리다. 콕콕 찌르는 듯한 통증이 특징이다. 이런 증상은 걸을수록 심해진다. 신발을 신을 때와 발을 구부렸을 때도 통증이 심해질 수 있다.
통증을 완화시키고 염증을 줄이기 위해 항염증 약물이나 스테로이드제를 주사한다. 또 발에 가해지는 압력을 최소화하기 위해 푹신한 깔창이나 패드를 사용하는 것도 통증 완화에 도움이 된다. 약물치료에도 호전되지 않으면 지간 신경 종양을 제거하거나 신경에 가해지는 압력을 완화하기 위해 수술을 고려할 수도 있다.
부주상골증후군은 자극 받는 부주상골 주변부에 염증이 생기고, 걸을 때 통증이 유발되는 것이 특징이다. 사고나 외상, 무리한 운동, 불편한 신발 착용 등 발에 지속적인 자극이 가해지는 경우 부주상골이 움직이게 되면서 발생한다.
초기라면 약물치료, 신발 깔창 또는 석고고정 등 보존적(비수술) 치료를 시행한다. 보존적 치료로도 호전이 없거나 재발이 잦아 일상생활에 영향을 준다면 부주상골을 수술로 제거하거나 유합하는 수술이 필요할 수도 있다.
족부질환을 예방하려면 운동 전후 종아리 근육이 뭉치지 않도록 충분히 마사지하고 스트레칭을 해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
바닥이 딱딱한 신발과 체중이 앞쪽으로 쏠리는 굽 높은 신발은 피하는 것이 좋다. 특히, 여름철 자주 신는 샌들이나 슬리퍼와 같이 쿠션이 없어 바닥을 딛는 충격이 고스란히 발에 전해지는 경우 다양한 족부 질환 발생 위험이 있고, 기존의 질환이 악화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이 교수는 “운동을 할 때 압력을 분산시킬 수 있는 발볼이 넓고, 쿠션이 충분한 신발을 착용해야 충격을 잘 흡수할 수 있다”며 “비만 또한 족부질환을 유발하는 주원인이 될 수 있어 적절한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발목의 인대가 손상되는 염좌가 발생했다면 부종을 줄이기 위해 얼음찜질을 하는 것이 좋다. 가능하면 붕대나 부목을 사용해 염좌된 부위의 스트레스를 줄이고 관절을 쉬게 한다. 관절 통증이 점차 줄어들면 필요에 따라 온찜질을 시행해 관절 주변 혈류를 원활하게 한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