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톨이 테러’ 공포] 美, 묻지마범죄에 경찰 배치 늘려
지난달 4일(현지 시간) 미국 독립기념일 불꽃축제를 앞두고 뉴욕 헌터스포인트파크 인근에 뉴욕 경찰(NYPD)이 바리케이드를 설치하고 현장을 지키고 있는 모습.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2일(현지 시간) 오후 미국 뉴욕 그랜드센트럴 지하철 역내. 4개 노선이 교차하는 이곳 입구에선 무장한 뉴욕 경찰(NYPD) 2명이 출입구를 주시하고 있었다. 시민의 일상 공간인 지하철이 출근길 총격, 대낮 칼부림에 이어 선로 밀침 사건 등 공포의 장소가 되자 뉴욕시가 경찰 1200여 명을 추가로 지하철 곳곳에 배치한 데 따른 것이다.
시민들은 경찰의 존재 자체로 안심이 된다는 분위기다. 실제 범죄 예방 효과도 나타났다. 뉴욕 경찰은 올해 3월 “지하철 순찰을 43% 늘리자 1, 2월 지하철 범죄율이 19.4% 하락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역부족이다. 뉴욕을 비롯해 미 전역에서 묻지 마 범죄 공포는 확산 중이다. 과거 이슬람 극단주의 등 정치적 사상에 경도된 테러에 더해 최근에는 ‘사회 혐오형’ 묻지 마 범죄까지 잇따르면서 범죄 장소나 시간을 특정하기 매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범죄자의 타깃이 일상 공간이 된 것이다.
올 초 미 비밀경호국 국가위협평가센터가 2016∼2020년 피해자가 3명 이상인 무차별 공격 173건을 분석한 결과 범행 동기의 절반 이상이 정치적 신념보다 개인적 불만이나 피해의식에 따른 보복과 관련 있었다. 또 범행 장소는 식당이나 백화점, 슈퍼마켓, 쇼핑몰 등 유통매장이 가장 많았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