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성남시 분당구의 한 백화점 인근 도로에서 차량으로 행인을 들이받은 뒤 백화점으로 들어가 ‘묻지 마 흉기 난동’을 부린 범인 최모 씨(오른쪽 모자 쓴 사람)가 4일 오후 성남수정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와 조사실로 이동하고 있다. 성남=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3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 AK플라자 안팎에서 차량과 흉기로 난동을 부려 시민 14명에게 중상을 입힌 최모 씨(22)는 평범한 고학력 중산층 집안에서 자란 영재 출신인 것으로 확인됐다.
최 씨의 가족들은 4일 “사람을 죽인 게 정말 맞느냐”며 믿기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날 동아일보와 만난 최 씨의 가족은 “뉴스에 나오는 소식이 최 씨의 범행일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최 씨는 중학교 3학년 재학 당시 올림피아드에 참가해 입상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최 씨는 수학 등 이과 분야에 재능을 보였다고 한다. 하지만 최 씨는 특목고가 아닌 일반고에 진학했다. 최 씨가 비뚤어지기 시작한 것도 이즈음이었다고 한다. 급기야 영재 출신으로 프로그래머를 꿈꾸며 공부해왔던 최 씨가 수년 뒤 ‘외톨이 테러범’으로 돌변한 것이다.
최 씨는 중학생 시절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공부하며 특목고 진학을 희망했다고 한다. 최 씨의 친형은 특목고에 진학한 후 명문대에 입학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최 씨는 조현성 인격장애가 발병해 학업을 제대로 이어가지 못하면서 한 일반고로 진학했다. 최 씨는 “형처럼 좋은 특목고에 가지 못했다. 이런 시시한 일반고는 안 다닌다”며 자퇴를 택했다고 한다. 최 씨는 현재 한 국립대 4학년에 재학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서현역 안팎에서 차량과 흉기로 난동을 부려 14명에게 중상을 입힌 피의자 최모 씨(22)가 3일 오후 경기 성남시 분당구 AK플라자 1층에서 검은색 후드티에 선글라스를 쓴 채 흉기를 들고 걸어가고 있는 모습.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화면 캡처
최원영 기자 o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