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로시마·나가사키 핵 잔혹 행위 되풀이하면 안 돼” “세계 분열, 러시아 핵 위협으로 하루하루 더 위험” 히로시마 시장 “G7 구상, 생각 짧아…현실에 맞서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히로시마 원자폭탄 희생자 위령제에 참석해 핵 없는 세계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연설했다고 6일 마이니치신문 등 외신이 보도했다.
6일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을 찾은 기시다 총리는 원폭 투하 78주년 기념식에서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서 벌어진 핵 잔혹 행위는 결코 되풀이하면 안 된다”며 “일본은 전쟁에서 핵을 겪은 유일한 국가로서 ‘핵무기 없는 세계’를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이어 “세계 분열과 러시아의 핵 위협 심화로 인해 이 목표로 향하는 길은 하루하루 더 위험하다”라며 “이 목표를 향한 국제적인 추진력을 다시 찾는 일이 더욱 중요해졌다”고 짚었다.
동시에 “지도자 사이의 솔직한 논의와 핵 군축에 관한 G7 히로시마 비전의 발표로 (국제적) 추진력을 높였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정부는 고령 생존자를 위한 종합 지원을 계속하기 위한 수단으로 방사선 피폭에 의한 질병을 인정하려는 조사에 속도를 내는 등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반면 마쓰이 가즈미 히로시마 시장은 “G7 정상의 핵 억지력 개념은 판단력이 부족한 것”이라며 “세계 지도자는 특정 정책결정자가 핵 위협을 표명하고 있는 현실에 맞서야 한다”고 다른 목소리를 냈다.
일본은 핵무기금지조약(TPNW)에 참가하지 않고 있다. 핵 억지력을 부정하게 된다는 이유에서다.
이날 행사장에서는 78년 전 원폭이 투하된 시간인 오전 8시 15분에 맞춰 평화의 종이 울렸다. 행사에는 원폭 피해 생존자를 포함한 5만여 명의 참가자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전날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 앞에서 열린 추모제에는 이기철 재외동포청장 등 200여 명이 참석해 명복을 빌었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지난 5월 G7 히로시마 정상회의를 계기로 위령비를 합동 참배한 바 있다.
1945년 8월6일 히로시마에는 원폭 ‘리틀 보이’가 투하돼 수천 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 해당 폭발의 여파로 그해 연말까지 14만 명에 달하는 인구가 사망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