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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세 고령-유약한 이미지…바이든, ‘다크 브랜던’ 대선 캠페인의 승부수로

입력 | 2023-08-06 18:24:00


4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X’ 계정에는 백악관으로 보이는 곳에서 그가 커피를 마시는 9초짜리 영상이 게시됐다. 머그컵에 든 커피를 한 모금 마신 바이든 대통령이 말한다. “나는 다크한 커피를 좋아해.” 컵에는 그가 눈에서 적색 레이저 빔을 내쏘는 모습이 그려져 있다. 최근 인기 몰이 중인 바이든 대통령의 이른바 부캐(새로운 캐릭터), 슈퍼히어로 ‘다크 브랜든’이다.

81세 고령으로 유약한 이미지를 걱정하던 바이든 대통령 재선 캠페인에서 다크 브랜든이 효자 역할을 하고 있다. 이날 미 정치 전문 온라인 매체 액시오스(AXIOS)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 선거 관련 상품 판매액의 54% 이상이 다크 브랜든 관련 제품에서 나오고 있다.

다크 브랜든은 각종 밈(meme·인터넷 유행 콘텐츠)을 양산하면서 주요 지지층인 젊은이들을 파고들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올 4월 30일 백악관 출입기자 만찬 석상에서 “나는 어떤 농담을 들어도 괜찮아. 하지만 다크 브랜든은 어떨지 모르겠어”라며 검은 선글라스를 쓰기도 했다.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같은 구호를 선점하고 각종 밈을 만들어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비해 바이든 대통령은 대중 관심을 집중시키는 화제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았다. 하지만 공화당원들이 그를 비방할 때 쓰던 구호 “레츠 고 브랜든”을 절묘하게 비튼 다크 브랜든을 통해 반대를 무릅쓰고 할 일을 하는 리더라는 긍정 이미지를 심어주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바이든 대통령 측은 제3후보론을 경계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리턴 매치가 유력되는 상황에서 녹색당 후보가 출마한다면 주요 경합주(州)에서 바이든 대통령 표를 분산시킬 수 있다. 4일 미 에머슨대가 실시한 미시간주 유권자 1121명 대상 여론조사 결과 바이든 대 트럼프 가상 대결에서 44% 동률이었다. 그러나 녹색당 후보 코넬 웨스트가 출마할 경우 트럼프 전 대통령(43%)이 바이든 대통령(41%)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다.

공화당 지지자들은 선거가 공정하게 관리되지 않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5일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2020년 대선이 부정선거였다는 증거가 없음에도 각종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부정한 방법으로 승리했다고 믿는 공화당원이 70%에 육박하고 있다. WSJ은 “민주당원들은 공화당원들이 내년 대선에서 자신들이 바라는 결과를 얻지 못할 경우 선거 결과에 저항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윤다빈기자 empt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