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결제로 본 서울 관광지도 명동-홍대 외국인 결제 50% 증가… 성수동은 작년 1000% 넘게 늘어 편의점 음료제조 영상 SNS 확산… 외국인 구매 1위는 바나나맛우유
서울 중구 명동의 한 세븐일레븐 매장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계산하기 위해 줄을 서 있다. 편의점업계는 올해 들어 외국인 편의점 결제 건수가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븐일레븐 제공
한 외국인 남성이 한국의 한 편의점에서 얼음컵, 헤이즐넛 봉지형(파우치) 커피, 빙그레 바나나맛우유를 집어 든다. 얼음컵에 커피, 바나나맛우유를 붓고 휙휙 젓더니 맛을 본 후 눈을 동그랗게 뜬다. ‘한국 편의점에서 반드시 시도해봐야 할 조합’이란 제목의 유튜브 영상 일부다. 유튜브 쇼츠, 틱톡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조회 수 100만 회를 넘나드는 ‘한국 편의점 꿀조합’ 영상을 쉽게 찾을 수 있다.
K편의점이 외국인 관광객의 쇼핑 성지로 떠오르고 있다.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 후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이 개성 있는 물건이 많은 한국 편의점을 반드시 들러야 할 곳으로 인식하고 있어서다. 한국 문화에 우호적인 MZ세대(밀레니얼+Z세대) 관광객이 늘면서 성수동, 신당동 등이 새 관광 메카로 부상하는 모습도 나타나고 있다.
젊은 외국인 여행객이 늘자 관광객이 주로 찾는 상권의 변화도 감지되고 있다. 신흥 상권이라 볼 수 있는 서울 성동구 성수동(1070.5%), 중구 신당동(123.7%)에서 올 상반기 외국인 결제 성장률은 전통 상권인 서울 중구 명동(52.6%), 마포구 홍대(44.8%) 대비 높았다. 한국 MZ세대 사이에서 핫플레이스로 꼽히는 지역이 외국인 관광객에게도 주목받았다는 것이다.
CJ올리브영 관계자는 “전통 상권은 가족 단위 관광객이 비교적 비싼 기초 제품을 대량으로 구매하고, 신흥 상권은 젊은 연인이나 친구 단위 관광객이 저렴한 색조 제품을 소량으로 구매하는 패턴”이라면서 “절대적인 매출은 여전히 전통 상권이 크지만 신흥 상권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