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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김포市, ‘서울지하철 5호선 연장’ 갈등

입력 | 2023-08-07 03:00:00

인천 “검단에 최소 3개 역 있어야”
김포 “1개 역만 설치… 서울과 직결”
사업지연땐 김포골드라인에 악영향



4일 오전 시민들이 서울 강서구 서울지하철 5호선 방화역을 이용하고 있다. 방화역에서 인천 검단, 경기 김포를 잇는 5호선 연장 사업이 인천시와 김포시 간 노선 갈등으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공승배 기자 ksb@donga.com


서울 방화역에서 인천 검단, 경기 김포를 잇는 ‘서울지하철 5호선 연장’ 노선을 두고 인천시와 김포시의 갈등이 커지고 있다. ‘검단 지역을 최대한 많이 거쳐야 한다’는 인천시와 ‘직결을 해야 한다’는 김포시가 맞서면서 ‘지옥철’ 김포골드라인의 혼잡 해소 대안으로 꼽히는 5호선 연장 사업이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 ‘검단 얼마나 지나야 하나’ 쟁점


국토교통부 산하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대광위), 인천시, 김포시 등이 참여한 ‘서울지하철 5호선 연장 노선 결정 협의체’는 5월 구성돼 지난달까지 4차례 회의를 진행했다. 하지만 노선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인천시와 김포시는 연장 노선이 검단 지역을 얼마나 거치는지를 두고 입장차를 보이고 있다. 인천시는 교통 인프라가 부족한 검단 지역에 최소 3개 역을 설치해 ‘U자’ 노선을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를 통해 검단 연장 사업을 추진 중인 인천지하철 1·2호선과 연결하겠다는 의도다. 인천시 관계자는 “2기 신도시 중 광역철도망이 없는 건 검단이 유일하다”며 “계획인구가 21만 명에 달하는 검단의 수요를 배제하고 노선을 정하는 건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김포시는 검단 북쪽 지역에 1개 역만 설치해 노선을 직결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검단을 많이 지나는 ‘U자 노선’이 김포와 서울의 접근성을 저해한다는 것이다. 특히 2033년까지 4만6000채 규모의 김포 ‘콤팩트시티’가 구축되는 만큼, 김포 광역교통 개선에 5호선 연장의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김포시 관계자는 “인천시가 제안한 노선은 총 사업비, 운영비만 크게 늘어나고, 경제성이 높아지는 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인천시와 김포시는 각각 이 사업에 대한 사전타당성 조사 용역도 진행하고 있다.



● 사업 지연되면 ‘지옥철’ 김포골드라인까지 악영향


서울지하철 5호선 연장은 혼잡률(정원 대비 수송 승객 비율)이 최대 290%에 달하는 김포골드라인의 혼잡도를 분산할 수 있는 대안으로 추진되고 있다. 5호선 연장이 지자체 간 갈등으로 지연되면 김포와 인천 검단 주민 모두 피해를 볼 수 있는 상황이다. 특히 2033년 계획인구가 약 10만 명에 달하는 김포 ‘콤팩트시티’가 조성될 때까지 개통되지 않으면 최악의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

대광위는 중재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두 지자체의 입장이 첨예하게 맞서 중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광위는 인천시, 경기도와 ‘대광위 조정안을 충실히 이행한다’는 내용의 협약을 맺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두 지자체는 우선 양자 협의를 하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인천시가 기존 ‘U자 노선’ 주장에서 한발 물러나 노선을 일부 수정해 다시 협의에 나설 방침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검단 내 지하철 수요가 적을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을 조정해 노선을 다소 축소하는 안을 제안할 계획인데, 김포시가 적극 수용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대광위 관계자는 “향후 원활한 사업 추진을 위해서도 지자체 간 어느 정도의 합의는 필요한 상황”이라며 “5호선 연장이 시급하게 추진돼야 하기 때문에 갈등을 어떻게 풀어야 할지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승배 기자 ksb@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