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험-이론적으로 화제 될 연구 없어” 印-中 연구진 “초전도체 특성 안보여” 개발사 “한달뒤 검증결과 공개 발표”
국내 한 기업이 개발했다고 주장한 상온·상압 초전도체 ‘LK-99’에 대한 재현 실험 결과들이 하나둘 나오며 학계에서 회의적인 시각이 확산되고 있다. LK-99 개발사인 퀀텀에너지연구소 관계자는 6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8월 말∼9월 초 검증 결과와 이론 체계를 종합해 공개적으로 발표하는 자리를 갖겠다”고 밝혔다.
국제학술지 ‘네이처’는 4일(현지 시간) “상온·상압 초전도체에 대한 한국 연구팀의 주장은 ‘센세이션’을 일으켰지만, 실험적으로나 이론적으로 화제가 될 만한 연구는 나오지 않았다”며 “연구자들은 여전히 매우 회의적”이라고 보도했다.
인도 국립물리연구소와 중국 베이항대는 최근 LK-99 샘플을 직접 만들어 실험했지만 초전도체라고 보기에는 일부 데이터가 부족하다는 연구 결과를 각각 논문 사전 게재 사이트 ‘아카이브’에 발표했다.
국내 초전도저온학회 LK-99 검증위원회 역시 5일 서면 브리핑을 통해 “서울대, 고려대, 성균관대 등 세 기관에서 LK-99를 직접 제작해 실험하는 동시에 퀀텀에너지연구소에서 제공하는 샘플 시료를 받아 교차 검증을 하는 투 트랙 검증을 진행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학회는 앞서 4일 “현재까지 보고된 해외의 LK-99 관련 이론 및 실험 발표 중 아직 초전도성을 확인한 검증 결과는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퀀텀에너지연구소 측은 “같은 ‘레시피’여도 완전히 같은 물질을 만드는 것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연구소와 공동연구 중인 박진호 한국에너지공과대 부총장은 “LK-99는 세라믹 화합물로 도자기 굽는 것과 비슷하다”며 “도자기 구울 때 같은 재료를 사용해도 전혀 다른 도자기가 나오는 것처럼 논문에는 다 담지 못한 회사만의 노하우가 분명히 있다”고 설명했다. 즉 LK-99의 시료 샘플을 이용해 실험하는 것이 가장 정확하다는 것이다.
퀀텀에너지연구소 관계자는 “약 한 달 뒤 LK-99에 대한 구체적인 데이터 등을 공개적으로 발표하고 궁금증에 대해 답하는 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세미나나 콘퍼런스 등 다양한 방식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