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 돌격소총 직접 쏘기도 “전쟁 준비 더욱 완성을” 강조
75년 전 할아버지처럼 시험사격 흰색 인민복 차림에 빵모자를 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군수공장에서 생산된 소총으로 목표물을 겨냥해 시험 사격을 하고 있다(위쪽 사진). 김 위원장의 소총 사격은 1948년 12월 할아버지 김일성의 사격 모습을 연상케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노동신문 뉴스1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초대형방사포탄, 전략순항미사일 등 무기체계 군수공장을 현지 지도했다고 노동신문이 6일 보도했다. 북한은 김 위원장 시찰 소식을 전하면서 ‘국방경제사업’이라는 표현을 처음 썼다. 지난달 ‘전승절’(정전협정체결일) 열병식을 계기로 대표단을 파견한 러시아 등을 겨냥해 ‘방산 세일즈’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노동신문은 김 위원장이 3∼5일 “대구경 방사포탄 생산 공장을 비롯한 중요 군수공장들을 현지 지도하면서 당의 군수공업정책의 핵심 목표 수행정형을 요해(파악)했다”고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방사포탄 외에도 저격무기, 전략순항미사일, 무인공격기 엔진, 미사일 발사대차(이동식발사차량·TEL) 생산 공장을 둘러봤다. 신문은 김 위원장이 “군대의 전쟁 준비를 더욱 완성해 나가는 데서 공장이 담당하고 있는 중요한 책임과 임무”를 강조했다고 보도했다. “국방경제사업의 중요 방향을 제시했다”고도 밝혔다.
공개된 시찰 장소도 방사포 등 재래식 전력 생산 공장으로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의 무기 수요와 맞아떨어진다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달 26일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을 ‘무장장비전시회’에 데려가 직접 무기들을 설명했고, 열병식 주석단에 처음으로 러시아 대표단을 세우는 등 무기 판매를 염두에 둔 행보를 이어왔다. 또 김 위원장은 할아버지 김일성을 연상시키듯 인민복 차림에 빵모자를 쓰고 신형 돌격·저격소총을 직접 발사하기도 했다. 이번 시찰엔 지난해 말 돌연 해임된 뒤 공식 석상에 보이지 않던 ‘군부 1인자’ 박정천 전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이 수행에 합류한 모습도 포착됐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