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잼버리 화장실 청소 동원된 공무원 “개판 오분전”

입력 | 2023-08-07 09:50:00

전북지역 공무원 화장실·샤워실 청소에 동원…공무원 노동조합 보이콧해




잼버리가 개최된 전북 부안군 새만금 인근 지방자치단체 공무원들이 화장실 청소에 강제 동원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논란이 됐다.

지난 5일 전북지역 공무원 노동조합 관계자가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공지문이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왔다. 공지문에 따르면 잼버리 대회장의 화장실 청소에 전북 지역 공무원을 동원하려는 도청의 지시가 있었고 노동조합의 강력한 항의로 취소됐다고 한다.

공지문 작성자는 “현장은 한 마디로 개판 오 분 전이었다”며 “어떻게 이 지경으로 국제행사를 치를 수 있나 싶을 정도다”라고 말했다.

작성자에 따르면 화장실은 최신 수세식이 아닌 재래식이었다고 한다. 공무원들은 “변기 뚜껑을 열어 변이 있는지 확인하라”는 지시도 받았다고 한다.

화장실 청소뿐 아니라 다른 문제도 제기됐다. 공지에 따르면 직원 휴게공간이 없어서 스스로 그늘을 찾아 쉬어야 했고, 웰컴센터에서 현장까지 도보로 이동해야 하는데 본인 차량을 사용하지 못하게 막아서 한 직원은 40분을 걸어야 했으며, 관리자가 업무 분장을 제대로 하지 못해 대학생 자원봉사자가 직원에게 지시를 내리는 등의 혼선이 발생했다고 한다.

작성자는 이외에도 ‘사전 협의된 업무 외 다른 일 지시’ ‘출석 체크 전에 업무지시 내려 불참으로 체크된 직원 다수 발생’ ‘원활한 식사 불가’ 등의 불만 사항을 전달했으며 답변이 없을 시 14개 시군 모두 보이콧하겠다고 전달했다고 한다.

같은 날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잼버리 대회장에 전북 지역 공무원들의 인력 지원을 요청하는 공문이 찍힌 사진이 전해졌다.

전주·군산·익산·김제·부안·고창에서 총 600명의 공무원을 요청한다는 공문에는 “새만금 잼버리 부지 내 정비 인원 부족으로 샤워실 및 화장실 등의 이용 시설이 열악한 상태”라며 샤워실과 화장실 정비를 위해 지난 5일 토요일 오전 9시까지 새만금으로 집결하라는 내용이 담겼다.

현직 공무원으로 추정되는 이들은 해당 공문을 보고 “(동원을) 보이콧한 건 14개 시·군 직원들이고 도청 직원들은 지금도 새벽 4시 반~오후 2시 조, 오후 2시~저녁 11시 조로 근무표를 짜서 화장실 상태를 체크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4일과 6일 한덕수 국무총리는 잼버리 행사장을 방문해 직접 화장실 청소에 나섰다. 그는 조직위 관계자들에게 “나도 오늘 화장실에 남이 안 내린 물을 내리고 묻은 것도 지웠다”며 “군대 갔다 온 분들은 사병 화장실 청소를 해봤을 것 아니냐. 누구에게 시킬 생각만 하지 말고 직접 청소하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잼버리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기존 70명이던 화장실·샤워실 청소 인력은 894명까지 늘어났고 이동식 화장실은 62동이 추가로 설치됐다고 한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