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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前연인 보복살해’ 30대, 최후진술 “내게 사형 내려달라”

입력 | 2023-08-07 11:39:00

보복살인·감금·성폭법 위반 등 혐의
검찰, 결심 공판서 무기징역 구형해
김씨 "꿈에 피해자 나와 따라간다 해"
5월 시흥동서 범행…파주서 붙잡혀
인터넷에 '살인계획' 검색…흉기 준비




자신을 데이트폭력으로 신고한 헤어진 연인을 경찰 조사를 받은 직후 살해한 혐의를 받는 30대 남성에게 검찰이 무기징역을 내려줄 것을 법원에 요청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정도성)는 이날 오전 10시50분께 특정범죄가중처벌법(특가법)상 보복살인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김모(33)씨에 대한 결심 공판을 진행했다.

검찰은 김씨에 대해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신상정보공개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취업제한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보호관찰 명령을 내려줄 것도 요청했다.

검찰은 “약 1년동안 경제적으로 의존하던 피해자와의 관계가 파탄에 이르고 폭행 범죄에 대해 피해자가 112에 신고하자 살해할 마음을 먹었다”며 “한때의 연인을 처참히 살해했다”고 구형 이유를 밝혔다.

이어 “특히 피고인이 딸을 죽이러 온 줄 모르고 반갑게 맞았으나 딸을 영원히 잃은 채 여생을 살아갈 노모의 삶과, 피해자의 심정은 차마 가늠하기 어렵다”고 엄벌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씨는 최후진술에서 “저는 사형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사형이 된다면 장기기증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제가 모시며 ‘장모님, 엄마’라고 불렀던 여자친구의 어머니는 얼마나 슬플지, 나도 어릴적 형을 잃었다”며 “그 슬픔을 알기에 제가 살아선 안 된다”고 말했다.

나아가 구치소에서 피해자에 대한 꿈을 꿨다며 “여자친구가 외롭고 힘들다고 해서 ‘따라가겠다’고 말하고 깼다”며 “요즘 보복살인 등 뉴스가 많이 나오는 것을 보며 마음이 무겁고 슬펐다. 다시는 그런 일이 없게 사형을 집행해달라”고 울먹이기도 했다.

김씨에 대한 선고 공판은 오는 31일 오후 2시 열릴 예정이다.

김씨에게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특가법)상 보복살인,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성폭법)상 카메라 등 이용 촬영·반포·촬영물 등 이용 협박, 사체유기, 감금, 폭행, 상해, 재물손괴 혐의가 적용됐다.

그는 지난 5월26일 오전 7시17분께 금천구 시흥동의 한 상가 지하 주차장에서 1년 동안 만났던 전 여자친구 A(47)씨를 흉기로 여러 차례 찔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A씨의 데이트폭력 신고로 경찰에 출두한 받은 김씨는 조사를 받은 뒤 집으로 돌아가지 않고 피해자와 함께 자주 찾았던 PC방이 있는 상가 지하주차장에 잠복해있다가 뒤이어 경찰서를 나온 A씨를 흉기로 습격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어 의식을 잃은 A씨를 렌터카에 태워 달아났던 그는 범행 8시간여 만인 오후 3시30분께 경기도 파주시에서 경찰에 체포됐다.

검찰 공소사실을 보면, 그는 범행 전부터 인터넷에 ‘살인’, ‘살인계획’, ‘여자친구 폭행’, ‘도어락 비번 분실’ 등을 검색했다. 흉기는 범행 당일 경찰 조사를 받은 뒤 피해자 집에서 챙겨온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김씨는 1년 전 자고 있던 피해자의 몸을 휴대전화로 찍은 뒤 이를 보관하다가 범행 전날인 같은달 25일 피해자에게 “네가 XX란 걸 유포해야겠다”며 이 사진과 SNS 친구 목록을 캡처해 보내 협박한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