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낮 최고기온이 35도를 기록한 3일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동아일보 기자가 땡볕 텐트 체험을 하고 있다. 열화상 카메라에 찍힌 텐트 내부 온도는 50도가 넘었다. 이한결 기자 always@donga.com
3일 동아일보 취재팀은 서울 영등포구 여의나루역 한강 변에 텐트를 설치했다. 당시 전북 부안군 새만금에서 진행 중인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 대회에서 온열질환자가 속출하고 있었는데, 그 원인으로 지목된 ‘땡볕 야영’을 간접적으로나마 체험하기 위해서였다.
당시 서울 낮 최고기온은 33.4도로, 새만금 잼버리가 열린 전북 군산 낮 최고기온 33.8도와 비슷했다. 취재팀은 잼버리 참가자들이 그늘 없는 장소에 야영한 점을 고려해 한강 변에서도 그늘 없는 잔디밭에 텐트를 설치했다. 폭염이 어느 정도인지 확인하기 위해 디지털 온도계뿐 아니라 아이스크림, 젤리, 초콜릿 등 ‘실험 도구’도 텐트 내부에 넣어뒀다.

낮 최고기온이 35도를 기록한 3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강공원에 설치한 텐트 내부에 놓아둔 젤리가 반죽처럼 녹아내린 모습. 이날 텐트 내부 온도는 50도 넘게 치솟았다. 이한결 기자 always@donga.com
이후에 텐트를 그늘막 아래로 옮겨봤다. 55도에 이르던 내부 온도는 텐트를 그늘로 옮긴 지 5분 만에 46.3도로 내려갔다. 약 20분이 지나자 38도까지 떨어졌다. 더웠지만 그럭저럭 버틸 만했다. 잼버리 참가자들에게 그늘막이 지급됐거나 직사광선을 피해 텐트를 칠 장소가 있었다면 폭염으로 참가자들의 체력이 고갈되는 속도를 크게 늦출 수 있었던 셈이다.
텐트 내부 온도가 55도가 넘어가자 디지털 온도계 3개가 모두 먹통이 됐다. 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
반나절 간접 체험이었지만 충분히 알 수 있었다. 극한 폭염 속 ‘땡볕 야영’은 정신력으로 버틸 수 있는 게 아니었다.
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