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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는 당뇨약’ 조기치료 시장 커진다… 2030환자 늘며 제약사들 속속 참전

입력 | 2023-08-08 03:00:00

인슐린 치료제는 주사로만 가능
조기발견땐 먹는 ‘非인슐린’도 효과
먹는약 개발 덴마크사 매출 2배로




최근 20, 30대 당뇨 환자가 늘며 경구용 당뇨 치료제 시장이 커지고 있다. 20∼30대 환자의 경우 발병 사실을 조기에 발견하는 경우가 많아 인슐린 주사 대신 경구용 치료제만으로도 당뇨 관리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7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형 당뇨병(후천성 당뇨병)을 가진 20대 환자 수는 2021년 기준 3만2411명으로 2017년(1만8783명)보다 73%가량 늘었다. 30대 환자는 11만3309명으로 같은 기간 31% 증가했다. 40대와 50대는 같은 기간 15%가 늘었다. 젊은 당뇨병 환자가 빠르게 늘며 대한당뇨병학회는 올해부터 당뇨병 선별검사 대상 연령을 만 40세에서 35세로 낮췄다.

당뇨병 조기 진단의 영향 등으로 젊은 환자들이 늘며 제약 업계에서는 경구약으로 개발할 수 있는 비인슐린 치료제 시장이 빠르게 성장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당뇨병 치료제는 크게 인슐린 치료제와 비인슐린 치료제로 나뉜다. 체내 혈당을 낮춰주는 호르몬인 인슐린은 가장 효과가 빠르고 널리 쓰이지만 온도 등에 따라 변형이 쉬워 경구제가 아닌 주사제로만 개발돼 있다.

다만 젊은 당뇨 환자의 경우 인슐린을 분비하는 췌장의 회복력이 고령 환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빨라 인슐린 치료를 하더라도 1, 2개월 내에 비인슐린 치료제로 ‘갈아타는’ 경우가 많다. 이런 흐름에 따라 국내외 많은 기업들이 비인슐린 치료제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메트포르민, GLP-1 유사체, SGLT-2 억제제, DPP-4 억제제 등 4가지 약물이 시장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 중 유일한 주사제인 GLP-1 유사체는 현재 경구약 개발이 한창이다. GLP-1은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고, 영양분이 포도당으로 분해되는 것을 막아 혈당을 낮추는 역할을 한다. ‘오젬픽(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 개발사인 덴마크의 노보노디스크는 경구제로 개발한 ‘리벨서스’를 2019년 출시했다. 지난해 매출은 112억9900만 크로네(약 2조1740억 원)로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뛰었다. 오젬픽의 강력한 경쟁 약물로 떠오르는 ‘마운자로(성분명 티르제파타이드)’ 개발사인 일라이릴리 역시 GLP-1 유사체의 경구용 약물을 개발해 임상 시험을 진행 중이다.

SGLT-2 억제제는 비인슐린 치료제 중 GLP-1 유사체와 함께 유일하게 시장 점유율이 증가하고 있는 물질이다.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비인슐린 치료제 처방액 중 SGLT-2 억제제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0년 25.89%에서 2022년 29.79%로 높아졌다. SGLT-2 억제제는 소변으로 포도당을 많이 배출하도록 유도해 혈당을 낮춘다. 국내에서는 대웅제약이 올해 5월 SGLT-2 억제제 계열의 국산 신약인 ‘엔블로’를 출시했다.

김혜경 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권고 연령이 낮아진 만큼 ‘숨어 있는’ 젊은 당뇨병 환자들의 조기 진단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