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전이 필요해 소액생계비대출을 받은 20대 청년 5명 가운데 1명은 한 달 6000원가량의 이자조차 갚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대의 주택담보대출 연체율도 사상 최고 수준에 달했다. 여러 곳에서 돈을 빌린 탓에 빚을 갚기 위해 돌려막기를 해야 하는 경우도 많다. 안정적인 일자리를 얻지 못해 소득이 불안정한 데다 전·월세 주거비 부담이 늘어나면서 청년들이 빚의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서민금융진흥원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으로 소액생계비대출 50만 원을 받은 20대 이하 청년층의 이자 미납률은 21.7%로, 전체 연령대 평균의 두 배에 가깝다. 6월 말 기준 20대 이하의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은 0.44%로, 2년 새 4배 가까이로 늘었다. 특히 막 성인이 된 만 19세의 연체율은 20%에 달해 심각한 수준이다. 학생이나 비정규직 청년들이 급등한 원룸 전·월세 등 주거비와 생활비를 충당하려 대출을 받았다가 감당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적절한 일자리와 고정 수입이 있으면 빚이 있더라도 차근차근 갚아 나갈 수 있다. 하지만 청년들에게 취업의 벽은 여전히 높다. 6월 청년층(15∼29세) 취업자는 1년 전보다 11만7000명 줄어 8개월 연속 내림세다. 여기에 일부 청년들의 경우 제대로 된 금융교육을 받지 못해 마땅한 상환 계획 없이 일단 빌리는 ‘무계획 대출’ 성향을 보이기도 한다. 이를 적절히 관리하지 못하면 한계에 몰린 청년들이 불법 사금융에 발을 들이거나 한탕주의에 빠져 주식·코인 사기 등에 휘말리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