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잼버리 파행] 10일 오전 강도 ‘강’ 유지하며 진입 최악 피해 남긴 ‘루사’와 속도 비슷 영동-경상 내륙 최대 초속 35m 강풍
‘피항 어선’ 가득한 서귀포항 제6호 태풍 ‘카눈’이 북상 중인 7일 오후 제주 서귀포항으로 어선들이 피항하고 있다. 태풍은 10일 오전 경남 통영 인근을 통해 내륙으로 상륙한 후 강도 ‘강’을 유지하며 한반도를 관통할 것으로 예보됐다. 서귀포=뉴스1
일본 오키나와 해상에서 북상 중인 제6호 태풍 ‘카눈’이 한반도 내륙을 깊숙이 관통할 것으로 전망된다. 당초 영동 일부 지역만 스치듯 지나갈 것으로 예상했지만, 태풍 경로가 서쪽으로 기울어졌다. 9∼11일 전국에 강한 비바람이 예상되는 가운데 강원 일부 지역은 최대 500mm 이상의 ‘물폭탄’이 쏟아지겠다. 충북 오송 지하차도 참사 등 역대급 장마의 여파가 가시기도 전에 또 전국이 수해(水害)를 입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 역대급 피해 남긴 ‘루사’와 비슷한 속도
9일 오전 남부 지방부터 태풍 영향권에 들고, 10일 오전까지 태풍 강도 ‘강’을 유지하며 전국이 태풍의 강풍반경(태풍 중심으로부터 초속 15m 이상의 바람이 부는 반경)에 들겠다. 강도 ‘강’은 중심 최대풍속이 ‘초속 33m 이상, 44m 미만’인 경우로 기차를 탈선시킬 수 있는 위력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남해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높은 29도”라며 “열에너지를 공급하는 고온의 수증기가 많아져 태풍을 강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카눈처럼 한반도를 아래에서 위로 쪼개듯 치고 올라오는 태풍은 그간 드물었다. 지난해 경북 포항 등에 큰 피해를 남긴 힌남노는 경남 일부 지역만 스치고 지나갔다. 2003년 태풍 매미도 부산 등 영남 지역으로 지나갔다. 문현철 숭실대 대학원 재난안전관리학과 교수는 “체류 시간이 길어지면 자연히 강풍에 노출되거나 강수량이 누적돼 위험하다”고 말했다.
● 기상청 “전국에 안전한 곳 없어”
기상청은 “전국에 안전한 곳은 없다”고 경고했다. 태풍이 한반도 한가운데를 지나며 반경 250∼300km로 전역이 영향권이기 때문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서쪽 지역도 북쪽의 차고 건조한 공기가 내려와 태풍의 따뜻한 수증기와 만나 국지성 호우와 돌풍을 일으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수해의 여파가 가시지 않은 전국 지방자치단체는 카눈 대비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달 산사태로 인명 피해가 발생한 경북은 산사태 우려 지역과 반지하 주택 등 취약지역 주민의 대피를 대비해 비상연락망을 점검했다. 당초 카눈의 위험반경에 들어있지 않다가 영향권에 들게 된 전남 역시 배수로 이물질을 제거하는 등 선제 대응에 나섰다.
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이문수 기자 doorwater@donga.com
경남=도영진 기자 0jin2@donga.com
전남=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