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 세계 잼버리를 조기 철수한 영국 스카우트 대표단이 6일 오전 서울 마포구 월드컵경기장에서 버스를 타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뉴스1
‘2023 새만금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에 참가했던 영국 스카우트 대원들이 잼버리 참가를 위해 약 600만 원씩 지출했으며, 대부분 직접 벌인 모금 행사로 비용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7일(현지시간) BBC와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맷 하이드 영국 스카우트연맹 대표는 대원들이 이번 잼버리 참가에 약 3500파운드(약 584만 원)씩 지불했다고 밝혔다.
대원들은 잼버리 참가비를 모으기 위해 학교와 지역에서 핀이나 쿠키를 만들어 파는 모금 행사를 벌였다고 한다.
클레이튼은 “조기 철수하게 돼서 매우 속상해했지만 위생 상태와 날씨가 급격히 악화해 야영장을 떠날 때쯤엔 끔찍했다고 한다”며 “아이들은 버스를 기다리면서 쓰러졌다”고 했다.
그는 “우리 딸은 땅에서 웃긴 게 나왔다고 했는데 침대 밑에 뱀이 있던 것”이라며 “다행히 방글라데시 대원들이 처리법을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딸이 전쟁 같은 경험을 하고 많이 배웠을 테니 그런 점은 긍정적이지만, 이런 행사를 주최한 한국의 명성에 관해선 별로 그렇지 않다”고 지적했다.
2019년부터 스카우트 대원으로 활동한 아이스틴 세이롤(15)도 부모님 없이 홀로 떠나는 첫 해외여행을 기대하며 2500파운드(약 417만 원)를 마련했다.
하이드 대표는 영국 스카우트가 현장 상황에 대해 계속 우려를 제기했고 일부 개선이 이뤄졌지만 너무 늦었다고 말했다. 그는 그늘 부족, 식이 요법이 필요한 대원들을 위한 음식 부족, 위생 열악, 의료 서비스 불충분 등 네 가지 측면에서 ‘레드라인’을 넘었다고 지적했다.
하이드 대표는 “우리는 주최 측에 실망감을 느낀다. 가기 전부터, 그리고 행사 중에 이런 우려 일부를 되풀이해서 제기했고 시정될 것이라는 약속을 받았는데 그렇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수천 명이 사용한 화장실이 정기적으로 청소되지 않는 걸 상상해 보면 어떤 상황이었을지 상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그는 영국 스카우트의 비상 대책은 서울 프로그램 참여에 초점을 맞춰 대원들은 여전히 좋은 기억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