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매출 1조316억원·영업이익 1339억원 전년 같은기간에 비해 각각 29.4%·6.8% 증가 상반기 순이익은 1404억원…전년 동기대비 8.4%↑ 하반기도 뉴진스 활약 등으로 호조 이어갈 듯
글로벌 그룹 ‘방탄소년단’(BTS) 단체 활동 공백기에도 이 팀 멤버들의 솔로 활동 등을 앞세운 하이브(HYBE)가 반기 매출 1조원 시대를 열었다. 앨범과 콘서트에서의 연이은 신기록이 실적을 견인했다.
하이브는 올해 상반기에 매출 1조316억원, 영업이익 1339억원을 달성했다고 8일 밝혔다. 매출액은 전년 같은기간에 비해 29.4%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6.8% 늘었다. 상반기 순이익은 1404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8.4% 늘어났다.
현금창출력을 가늠해볼 수 있는 지표인 조정 EBITDA(Adjusted EBITDA)는 1785억원을 기록했다. 조정 EBITDA도 전년 같은기간에 비해 3.9% 상승, 현금창출력 또한 지속적으로 우상향하고 있음을 나타냈다.
사상 최대 반기 실적에는 앨범 부문의 성장이 가장 큰 기여를 했다.
하이브 레이블즈 아티스트 상반기 앨범 판매량은 2270만장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1년 동안 판매한 앨범 수(2220만장)를 50만장이나 초과한 숫자다. 상반기 판매만으로 지난해 연간 판매실적을 넘긴 셈이다.
깜짝 실적은 ‘세븐틴’(SVT)이 이끌었다. 세븐틴 미니 10집 ‘FML’은 발매 첫 날에만 399만장이 팔렸다. 발매 당일 기준 K-팝 역사상 최고의 판매 기록이다. 세븐틴은 그 기세를 몰아 6월까지 누적 887만장의 앨범을 판매했다.
세븐틴의 신기록은 신보와 구보의 판매가 동시에 호조를 띠었기에 가능했다. 하이브는 “통상 구보 앨범 판매량 증가는 특정 아티스트의 팬덤에 신규 팬이 대거 유입될 때 나타나는 현상으로 알려져 있다. 세븐틴의 경우 데뷔 9년차에 접어들었음에도 팬덤의 지속적인 확장이 일어나 구보와 신보 앨범 판매량이 동시에 증가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르세라핌도 ‘초동 밀리언셀러’를 달성하며 힘을 보탰다. 지난 5월 발매한 첫 정규앨범 ‘언포기븐(UNFORGIVEN)’은 초동 판매량 126만장을 달성, 전작의 2배를 뛰어 넘는 판매량을 달성했다.
2분기에는 공연 부문의 성장세가 특히 돋보였다. 공연 매출액은 엔데믹의 본격화로 전년 동기보다 85.4%나 증가했다. 방탄소년단 멤버 슈가와 투모로우바이투게더의 월드투어, 세븐틴 팬미팅이 2분기에 개최된 데 힘입었다.
특히 슈가는 솔로 앨범 ‘디-데이(D-DAY)’ 발매를 계기로 진행한 월드투어 28회차 전회를 매진시켰다. 투모로우바이투게더는 총 15개 도시에서 총 27회의 콘서트를 개최했다. 투모로우바이투게더 콘서트의 관객수는 전년 대비 2배 이상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의 경우 4개팀이 총 59회의 콘서트를 열었는데, 올해엔 이미 공개된 일정 기준으로만 7개팀이 111회의 콘서트를 펼치기로 했다. 엔하이픈, 르세라핌 등이 투어를 시작했거나 투어를 돌 예정이다.
공연 매출의 증가는 간접참여형으로 분류되는 투어 MD 매출 증가 효과도 낳았다. 간접참여형 매출에 포함되는 MD 및 라이선싱 매출은 1119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0% 이상 증가했다. 슈가와 세븐틴, 투모로우바이투게더의 응원봉을 비롯한 투어 MD 매출 증가가 큰 기여를 했다.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소폭 감소했다. “팬들을 위해 아낌없이 투자했다”는 반응을 얻은 방탄소년단 데뷔 10주년 페스타(FESTA) 관련 비용과 위버스콘 페스티벌에서의 손실이 일부 반영된 까닭이다. 위버스콘 페스티벌은 하이브가 아닌 타 엔터테인먼트사의 아티스트까지 참여한 종합 음악 축제로 거듭났다.
방탄소년단 정국의 싱글곡 ‘세븐(Seven)’(feat. Latto)은 이타카 홀딩스와의 전면적인 협업을 통해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 ‘핫 100’ 1위에 등극했다. 하이브는 2021년 하이브 아메리카를 통해 이타카 홀딩스를 인수했다. 올 3월 하이브 아메리카를 통해 인수한 QC미디어홀딩스는 2분기부터 하이브 연결 실적에 기여하고 있다. QC미디어홀딩스의 아티스트 릴 베이비는 7월부터 투어 활동에 돌입, 힙합 팬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미국 유니버설뮤직그룹(UMG) 산하 게펜 레코드와의 합작 걸그룹 데뷔 프로젝트는 3분기 무렵 윤곽을 드러낼 예정이다. 이 프로젝트는 K-팝의 제작 시스템을 미국 음악 시장에서 접목하는 시도라는 점에서 주목 받고 있다.
위버스는 국내외 팬들의 ‘데일리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했다는 평이다. 6월에는 1억 다운로드 고지를 넘어섰다. 7월에는 MAU(월간활성이용자수) 1000만명이라는 신기록을 달성했다.
하반기에도 하이브의 강세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뉴진스는 지난달 발매한 미니 2집 ‘겟 업(Get Up)’으로 빌보드 메인 앨범차트 ‘빌보드 200’에서 1위를 차지하는 등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유튜브, 스포티파이, 애플 등 글로벌 기업과의 협업으로 팬덤의 저변 또한 확대해 나가고 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