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부안군에서 열린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야영장에서 지난 6일 오전 미국 스카우트 대원들이 철수하고 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2023 새만금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에 자녀를 보낸 미국 스카우트 대표단의 한인 학부모가 대회 파행을 비판하며 주최 측을 상대로 한 손해배상 소송 가능성도 내비쳤다.
8일 미국에 거주 중인 재미교포 A 씨는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참가비만 6100달러(약 794만 원)를 냈고 준비 등을 합쳐 7000달러(약 900만 원) 가까운 비용이 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학부모들과 한국에 나가 있는 대표단 간 줌 미팅을 진행했는데 당시 학부모들 사이에서 환불 이야기가 나왔다”며 “저희 부부는 ‘소송전이 벌어지면 우리도 동참할까’ ‘당연히 해야지’ 등의 대화를 나눴다”고 말했다.
A 씨는 지난 5일 미국 대표단이 야영장 조기 철수를 결정한 것과 관련해 “(대표단이) 줌 미팅에서 철수 이유로 7가지를 들더라”고 전했다. 그는 “어떻게 태풍 문제를 사전에 감지했는지 태풍 때문에 비가 많이 쏟아지면 더 이상은 힘들어 철수한다고 하더라”고 설명했다.
이어 “첫날 받은 식사가 600㎉였고 음식을 비롯해 날씨, 비위생적 환경 등 여러 문제가 있었지만 그중 화장실과 샤워실이 제일 큰 문제라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그는 “미국에선 화장실·샤워실의 남녀 구분은 물론이고 어른·청소년 구분도 확실한데 새만금에선 그게 안 돼 있었다고 한다”며 “청소년 화장실·샤워실이 다 고장 나거나 엉망이어서 아이들이 하는 수 없이 어른들이 사용하는 화장실·샤워실을 사용했던 게 제일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A 씨는 의료 체계 문제도 컸다고 짚었다. 그는 “저희 아이도 쓰러졌는데 구급차를 불렀지만 45분간 오지 않았다고 한다”며 “이후 병원에서 회복된 후에야 저희에게 연락이 왔다”고 했다. 이어 “회복된 저희 아이보다 더 중증 환자가 오면 침상에서 내려와 의자로 옮기고, 의자에서 내려와 바닥에서 자고 그랬다”고 설명했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