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단골 손님 2명밖에 못 받았어요. 5월에는 하루 100만 원씩 매출을 올렸는데….”
3일 오후 8시 반경. 부산 수영구 민락수변공원 인근의 포장회 판매점 10여 곳은 찾는 이가 없어 한산했다. 2, 3만 원에 광어와 밀치 등의 활어회를 사려는 인파로 북적였던 6월까지의 상황과 크게 달랐다. 20년 넘게 이곳에서 영업 중이라는 70대 한 상인은 “주변에 포장회 판매점과 분식점 등 100여 곳이 영업 중인데 최근 한 달 새 10곳 넘는 곳이 손님이 없어 문을 닫았다”며 한숨을 쉬었다. 10층 건물 1층에 5개 가게가 모여 영업을 했던 한 포장회 판매센터는 텅 비어 어두컴컴했다. 주변 상인들은 “가게가 지난달 초 모두 폐업했다. 건물주가 다른 용도로 공간을 쓰려고 리모델링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 건물 옆에는 “이대로는 다 죽는다. 구청장은 책임져라”는 상인들의 호소가 담긴 플래카드가 내걸렸다.
3일 오후 8시 반경 부산 수영구 민락수변공원 근처 활어회 포장센터 건물 옆에 상인들의 호소가 담긴 플래카드가 걸려있다. 김화영 기자 run@donga.com
3일 오후 8시 반경 부산 수영구 민락수변공원이 썰렁한 모습이다. 인근 상인들은 지난달 1일 금주구역으로 지정되자 수변공원 방문객 수가 줄고 영업에 타격을 받고 있다며 수영구에 대책을 호소하고 있다. 김화영 기자 run@donga.com
6월 24일 밤 부산 수영구 민락수변공원이 금주구역 지정을 앞두고 몰려든 인파로 붐비고 있다. 방문객 발걸음이 끊긴 최근과는 대조를 이루는 모습이다. 김화영 기자 run@donga.com
3일 오후 8시 반경 부산 수영구 민락수변공원이 썰렁한 모습이다. 인근 상인들은 지난달 1일 금주구역으로 지정되자 수변공원 방문객 수가 줄고 영업에 타격을 받고 있다며 수영구에 대책을 호소하고 있다. 김화영 기자 run@donga.com
상인들은 수영구청 앞에서 집회를 개최하며 대책 마련을 촉구할 방침이다. 홍훈자 범상인협의회 홍훈자 비대위원장은 “쓰레기와 악취 등의 민원으로 금주구역으로 지정됐다면 상인이 청소를 돕겠다”며 “금주구역 지정의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정식 중소상공인살리기협회 회장도 “시간이 지날수록 상권 쇠락에 따른 피해는 더욱 커질 것”이라며 “금주구역 운영을 보류하고, 상인과 주민이 머리를 맞대 수변공원 활성화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수영구 관계자는 “음주만 금지될 뿐 음식물 반입은 허용된다. 상인들을 돕기 위해 포장음식 구매자에게 다이닝 테이블 무료 대여 정책의 시행 등을 건의했지만 상인들이 원치 않는다고 했다”며 “금주구역의 지정을 해제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설명했다. 한편, 민락수변공원에서 술을 마시다가 적발돼 과태료가 부과된 사례는 현재까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김화영 기자 r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