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뇌는 40대부터 수축… MRI로 두통-어지러움 원인 등 알 수 있어”

입력 | 2023-08-09 03:00:00

MRI로 뇌 건강 ‘모니터링’
뇌에는 삶의 흔적 고스란히 남아
MRI 검사로 생활습관도 알 수 있어… 치매-뇌종양-뇌졸중 등도 확인 가능
평소 생선-베리류 등 자주 섭취하고, 고지혈증 있다면 적극적으로 관리를




사람을 이해하기 위한 노력은 오래전부터 이어졌다. 기술이 발전하면서 살아 있는 뇌의 세부적인 모습도 살펴볼 수 있게 됐다. 특히 뇌과학 분야 연구가 이어지면서 부위에 따라 어떤 기능을 하는지, 어떻게 발달하는지도 밝혀지고 있다. 정밀한 뇌 자기공명영상(MRI)을 활용해 뇌의 모습을 파악하고 데이터로 학습한 모델과 비교·분석하면 사람의 행동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다.


뇌는 평생 변화한다
자신의 뇌를 본 적이 있는가? 병원에서 MRI 검사를 해 보지 않았다면 자신의 뇌를 본 사람은 없을 것이다. 뇌는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는 팔, 다리와 같은 신체 부위와 달리 분명 내 몸의 일부지만 맨눈으로 볼 수가 없다. 뇌가 부지런히 일하고 있다는 것은 분명하지만 어느 부위가 어떻게 작동하며, 어떻게 움직이는지, 혹은 변화하는지 알기 어렵다.

과거에는 영유아기에 뇌가 발달하고 나면 더 이상 변화하지 않는다고 알고 있었다. 그래서 발달심리학에서는 발달을 위한 ‘결정적 시기’가 존재하며 이때 적절한 인지, 정서, 신체적 발달이 이뤄지는 것을 매우 중요하다고 봤다.

그러나 뇌과학 연구가 활발히 이뤄지면서 뇌 발달과 성장이 영유아기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며 일생 지속될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신경 가소성은 뇌의 신경계가 환경 변화와 경험, 주변 자극의 영향에 의해 구조와 기능을 바꾸면서 재조직되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한 번 형성된 신경회로가 늘 그 역할이나 경로에만 머물러 있지 않고 상황에 따라 가변적으로 역할이나 경로를 수정할 수 있다.


뇌에는 삶의 흔적이 새겨져 있다
누구나 가끔은 본인의 뇌가 건강한지 궁금할 수 있다. 이때 뇌를 평가하는 가장 쉽고 효율적인 방법이 뇌 MRI 검사다. 장민욱 뇌비게이션신경과의원 원장은 “특히 두통, 어지러움이 있거나 기억력이 예전 같지 않을 때, 또는 심혈관계 위험 인자가 있다면 뇌 MRI 검사를 해보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뇌 MRI는 해부학적 모습뿐만 아니라 조직의 양상까지 구별해 낼 수 있어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과거 자신도 알지 못하고 지나쳤던 뇌졸중의 흔적들과 알츠하이머병과 같은 치매와 신경 퇴행성 질환, 뇌혈관의 기형이나 막힘, 뇌종양 등 뇌에 관한 전반적인 감별이 가능하다.

장 원장은 “뇌 MRI를 찍으면 기억하지 못하는 어릴 적 외상과 생활 습관까지 알 수 있다”라며 “뇌에는 삶의 흔적이 고스란히 새겨져 있다”라고 말했다.


뇌 건강을 지켜야 한다

건강한 뇌 뇌 가장자리가 촘촘하게 메워져 있다.

백질 변성 소혈관 질환 곳곳에 흰색으로 보이는 병변을 볼 수 있다.

피부에 주름이 생기는 노화는 거울을 보면 알 수 있다. 그렇다면 뇌의 노화는 어떻게 알 수 있을까.

나이가 들면 뇌는 수축한다. 대체로 40대부터 뇌의 수축이 일어나는데 뇌 부피의 변화는 70세부터 급격히 빨라진다. 뇌가 작아지면서 인지 기능에도 변화가 생긴다.
기억력 저하를 막으려면 뇌세포끼리의 원활한 소통이 중요하다. 신경세포가 서로 부지런히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노화가 진행되면 신경세포가 수축하면서 충분한 영양분이 공급되지 않는다. 뇌가 신경전달물질을 덜 생산하게 되고 세포 사이의 정보 교환 능력과 기억력이 떨어지게 된다.

장 원장은 “오메가-3 지방산 중 특히 도코사헥사엔산(DHA)이 신경세포 사이의 효율적인 신호 전달을 촉진한다”라고 말했다. 체내 염증 수치를 떨어뜨리고 집중력을 향상하며 기억력 손실을 막는 역할을 한다. 우리 몸은 자체적으로 오메가-3 지방산을 생산할 수 없기 때문에 반드시 음식물을 통해 보충해야 한다. 생선이 가장 좋은 공급원이고 시금치와 같은 잎채소, 카놀라유와 같은 식물성 기름, 달걀, 호두 등도 좋다.

정상인의 해마 해마는 뇌의 중추 기억이다.

해마가 변성되어 위축된 뇌 위축이 심하면 치매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

베리류에는 강력한 항산화 물질인 플라보노이드가 들어 있다. 플라보노이드는 심장질환의 위험을 떨어뜨리고 체내 염증을 줄여준다. 노화가 진행되는 뇌에도 유익하다. 치매를 일으키는 원인인 ‘아밀로이드 플라크’가 만들어지는 것을 방해해 신경세포 간의 정보 교환을 원활하게 해준다.

뇌 건강을 해치는 질환에는 고지혈증도 있다. 고지혈증은 혈중에 지질 성분이 높아진 상태다. 고지혈증이 있다고 하더라도 대부분 증상이 없지만 합병증이 발생하면 치명적인 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뇌와 관련해서는 뇌졸중과 같은 심각한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그 밖에 △두통이나 어지럼증이 있어 뇌질환 감별이 필요한 사람 △뇌졸중 증세가 의심되는 사람 △뇌졸중의 위험 인자를 가지고 있는 사람 △기억력 저하를 느끼는 사람 등은 MRI와 자기공명혈관조영술(MRA)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MRI는 뇌의 단면을 볼 수 있다. 뇌의 모양, 좌우 대칭 여부, 과거 뇌경색·뇌 위축 흔적을 본다. MRA는 뇌혈관을 볼 수 있는 검사다.





장민욱 뇌비게이션신경과의원 원장이 말해주는 뇌 MRI 검사를 꼭 받아야 하는 경우-두통, 어지러움이 자주 나타나는 사람
-수면 장애에 시달리는 사람
-뇌졸중 증세가 의심되는 사람
-뇌졸중 위험인자(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흡연, 심장질환)가 있는 사람
-기억력 저하나 인지 기능이 떨어진다고 느끼는 사람
-발음장애, 보행장애, 떨림이 있는 사람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