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2일 전북 부안군 새만금 일원에서 열린 ‘2023 새만금 제25회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개영식에서 종이비행기 날리기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3.8.3/뉴스1
이처럼 새만금 잼버리는 개막 전후 자연적 리스크로 하루하루가 난관이었다. 이와 더불어 조직위의 준비 부족과 소통 부재 등 운영 부실 리스크도 부정적 이미지를 쌓는데 한몫했다.
◇부지 침수, 온열질환자 다수 발생 등 자연적 리스크…“스카우트 정신 넘어섰다”
비가 그치고 나서는 폭염이 문제였다. 부지가 위치한 부안은 개막 당일부터 현재까지 하루도 쉬지 않고 폭염특보가 발효 중이다. 전 세계 159개국 4만3300여명의 참가 대원들은 폭염의 공포에 시달려야 했다. 많게는 하루 100~200명에 달하는 온열질환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생존게임’이라는 표현이 나돌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스카우트 정신으로 이겨내야 한다는 말이 나왔지만 대부분은 이를 넘어선 상황으로 인식했다.
◇전반적 편의시설 미흡 등 운영 부실…샤워실·화장실 위생·청결 ‘엉망’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에서 조기 철수하는 대원들이 8일 오전 전북 부안군 잼버리 대회장에서 버스를 타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2023.8.8/뉴스1
조직위의 소통 부재도 입방아에 계속 올랐다. 하루 한번 공식 브리핑 이외 사실상의 공식적 취재는 어려웠다. 세계스카우트연맹과의 협의를 이유로 한 영지 내 취재 공간은 대회 내내 제한의 연속이었다. 일각에서는 여러 정부부처가 혼합된 조직위 내부 특성 상 조율 등이 이뤄지지 않아 발생한 일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영국·미국 조기 퇴영 ‘최대 위기’…정부, 전폭적 지원 의지 표명으로 위기 넘겨
새만금 잼버리는 개막 닷새 만에 최대 위기를 맞는다. 영국과 미국이 조기 퇴영을 결정하면서다. 양 국가는 폭염과 부실한 영지 환경 등을 이유로 들며 자국 대원들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조기 퇴영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결정은 ‘도미노 조기 퇴영’ 우려를 낳았다. 실제 6~7개 국가가 조기퇴영 방안을 두고 심도 있는 검토를 거친 것으로 알려졌다.
◇분위기 반전 노렸지만 ‘성범죄’ 논란 일어…경찰은 ‘경미’ 판단
정부의 전폭적 지원 발표에 부정적이던 분위기는 전환되는 듯 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성범죄 문제가 제기됐다. 일명 ‘잼버리 샤워실 사건’이다.
스카우트 전북연맹 소속 일부 관계자들은 이 사건을 이유로 공식 퇴영을 선언했다. 이들이 주장하는 사건은 전북연맹 소속 한 여성 지도자가 샤워를 하는 것을 태국 남성 지도자가 훔쳐보다 발각됐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한 조치를 조직위 측에 요청했지만 아무런 조치가 없었다는 주장이다.
사건을 조사 중인 전북경찰청은 “현재까지 성적 목적으로 침입한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다시 자연적 리스크 ‘태풍’ 북상…개막 일주일 만에 새만금 영지 비우기로
지난 1일 개막 이후 일주일 간 꼬리에 꼬리를 문 악재에 시달린 새만금 잼버리는 ‘태풍’에 무릎을 꿇고 만다.
제6호 태풍 ‘카눈’이 북상하면서 전북이 직접 영향권에 든다는 예보가 발표되자 정부는 새만금 영지를 비우기로 결정한다. 세계스카우트연맹도 이에 동의했다. 큰 기대를 받던 새만금 세계잼버리는 결국 ‘미완성의 대회’로 기억될 전망이다.
8일 오후 3시 현재 부안 잼버리 영지에서 대원들을 태운 1014대(156개국 3만7000여명)의 버스들은 전국 8개 시·도로 이동했다. 전국 각지로 분리된 대원들은 남은 4박5일 일정을 그곳에서 소화하게 된다.
스웨덴 국적 한 스카우트 대원은 “갑작스럽게 퇴영 소식을 접하게 돼 동료들 모두 충격을 받았고 정말 슬퍼했다“며 ”이제 막 캠프 생활에 적응되던 참이었는데 떠나게 돼 너무 속상하다“고 말했다.
한편 전북도는 대변인 명의의 입장문을 통해 “아직 잼버리 대회는 끝나지 않았다. 대회가 끝나는 12일까지 안전한 잼버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전북=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