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인 UBS아시아 신임 부회장
스위스 투자은행(IB) UBS가 아시아 부회장에 이경인 크레디트스위스(CS) 한국대표(48)를 선임했다.
8일 IB업계 등에 따르면 UBS는 이 대표의 부회장 승진안을 발표했다. UBS와 CS 합병 이후 한국 통합 IB 대표도 이 신임 부회장이 맡는다. UBS는 올 3월 CS와의 합병을 발표한 뒤 6월 통합 작업을 마무리했다.
이 부회장이 UBS아시아의 경영진으로 합류하면서 CS 출신의 심종민·김세원 전무 등 MD급 주요 임원들도 UBS에 잔류하기로 했다. UBS본사는 CS와의 합병을 계기로 국내 IB 인력 등에 대한 투자를 확대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IB업계에서는 이 부회장을 비롯한 CS 인력들이 대거 합류하면서 UBS의 국내 IB 역량이 강화됐다고 분석했다. UBS는 글로벌 시장에서와 달리 국내에선 IB 부문이 취약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국내 IB 대표 자리가 2년 이상 공석인데다 MD급 인력도 없어 주요 인수합병(M&A)이나 기업공개(IPO) 자문사 선정에서 번번히 고배를 마셨다.
이 부회장은 끈끈한 조직력을 바탕으로 팀을 이끌면서 10년 넘게 꾸준히 자문실적을 쌓아왔다. 올해에만 대우조선해양 매각을 비롯해 보안업체 SK쉴더스 매각, 특수 가스업체 에어퍼스트의 소수 지분 매각 등을 담당했다. 대우조선해양은 한화에, SK쉴더스는 스웨덴 발렌베리그룹 계열 사모펀드 운용사 EQT파트너스에 팔았다. 에어퍼스트 소수 지분 매각의 경우 글로벌 1위 자산운용사인 블랙록과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고 거래 종결을 앞두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UBS와 CS 합병 발표 이후 외국계 증권사나 사모펀드 운용사 등에서 CS 인력들에게 영입 의사를 전달했지만 거절당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인력 이탈이 심한 IB업계에서 장기간 팀을 유지했다는 것만으로도 이 부회장의 리더십을 가늠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