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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행자 친 ‘마약 양성 롤스로이스男’ 석방 논란에…경찰, 구속영장 신청

입력 | 2023-08-08 20:31:00

(유튜브 ‘카라큘라 탐정사무소’ 갈무리)/ 뉴스1


경찰이 초고가 외제차량을 몰고 인도로 돌진해 시민에게 중상을 입힌 운전자를 체포한 뒤 석방해 논란이 일고 있다. 마약 투약이 의심되는 정황이 나왔는 데도 구속영장을 신청하지 않고 풀어줬기 때문이다.

8일 경찰에 따르면 신모 씨(28)는 2일 오후 8시 10분경 서울 강남구에서 롤스로이스 차량을 운전하다가 압구정역 근처 인도로 돌진해 20대 여성을 다치게 한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피해자는 양 다리가 골절되고 머리와 배를 다치는 중상을 입고 병원에서 수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신 씨는 체포 직후 마약 간이검사를 받은 결과 케타민 양성 반응이 나왔다. 수면마취제로 쓰이는 케타민은 환각 증상을 유발해 국내에선 ‘클럽 마약’으로도 알려져 있다. 이에 대해 신 씨는 경찰 조사에서 “지난달 31일 수술을 받았고 의사가 처방한 주사액에 케타민이 들어 있었다”고 진술했고, 신 씨의 수술을 한 병원도 관련 내용을 소명하는 서류를 경찰에 제출했다. 이에 경찰은 3일 오후 3시경 신 씨를 석방했다.

신 씨가 교통사고를 내 피해자가 큰 부상을 당한 사실과 경찰이 신 씨를 석방한 사실이 온라인을 통해 알려지면서 여론이 들끓기 시작했다. 현장을 목격한 시민들은 신 씨가 사고 직후에도 웃으며 통화하고 주변 시민들을 위협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일각에선 “대형 로펌이 변호하면서 풀려난 거 아니냐”는 비판도 나왔다. 이에 대해 서울 강남경찰서 관계자는 “변호인이 신원 보증을 하고 책임지겠다고 해 석방했다. 대형 로펌은 아니다”라며 “구속 사유도 성립되지 않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했다.

그러나 비판 여론이 잦아들지 않자 경찰은 신 씨에 대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 등 치사상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기로 했다. 경찰은 “케타민 외에 또 다른 마약류를 투약했는지 여부 등을 조사하고 있다”고 했다.





최미송 기자 cm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