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엔화 약세 등 영향… 휴가철에도 내국인 방문 줄어
할인 이벤트 열고 홍보 강화
일각선 관행적 대책에 회의적
“제주만의 매력 발굴해 어필을”

제주시 한경면 판포포구에서 관광객 등이 물놀이를 하면서 휴가를 즐기고 있다. 하지만 내국인 관광객 방문이 감소세로 돌아서면서 관광업계의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뉴시스
내국인 관광객의 제주 방문이 감소세로 돌아섰다. 이 여파로 내국인면세점 매출도 줄어들었다. 제주도는 관광 활성화를 위한 대책을 발표하고 있지만 발길을 돌린 내국인 관광객을 다시 끌어들일 수 있을지 불투명한 상태이다.
8일 제주도관광협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달 말까지 제주를 찾은 내국인 관광객은 749만7844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805만3940명에 비해 6.9% 감소했다. 본격적인 휴가 시즌이 시작된 7월 한 달을 비교해보면 올해는 105만9165명으로 지난해 7월 123만6276명과 비교할 때 무려 14.3%가 줄어들었다.
국내 관광지 고물가, 엔화 약세 등이 겹쳐 내국인 관광객들이 일본, 동남아 등지로 떠났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국내 여행업계 관계자는 “2박 3일 동안 1인당 관광비용은 제주 40만 원, 일본 80만 원, 동남아 60만∼70만 원 정도로 제주가 상대적으로 저렴해 보이지만 패키지가 아닌 제주 여행의 개별 지출을 감안하면 해외 여행지와 별반 차이가 없다고 관광객이 판단하는 듯하다”고 말했다.
올해 물가 상승 폭이 둔화했지만 이미 제주지역 관광비용이 비싸다는 인식이 퍼진 데다 내국인 관광객마저 감소하자 제주지역 자영 업소에서는 상당한 타격을 입고 있다. 제주시 연동의 한 쇼핑상가 업주는 “부대비용 상승 등으로 상품 가격이 오르자 관광객이 매장에 들어오는 것조차 꺼리는 듯하다”며 “고금리까지 이어지면서 영업이 힘들어져 업종을 포기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내국인 관광객 감소는 내국인면세점 매출 감소로도 이어졌다. 국토교통부 산하 공기업인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가 운영하는 지정면세점(공항·항만·온라인)의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2872억2500여만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591억4500여만 원보다 20.0% 감소했다.
제주도는 이를 타개하기 위해 최근 △제주관광할인 이벤트 및 업계 경쟁력 강화 지원 △힐링·치유 기반의 신규 체류형 상품 출시 및 친환경 여행 상품 운영 △지역별 축제·이벤트 개최 △국내 권역별 온·오프라인 홍보 △고물가, 불친절 등 제주관광 부정 이미지 개선 △해외시장 접근성 확충 및 권역별 전략적 마케팅 △ 국내외 대규모 회의 유치 등 관광객 유치 활성화를 위한 7대 전략을 마련했다.
제주공공플랫폼 ‘탐나오’에서 ‘썸머페스타’를 열어 레저, 체험, 맛집, 여행사 상품 구매 시 20% 할인 쿠폰을 제공할 계획이다. 항공에 집중된 방문 수요를 분산하고 뱃길 관광을 활성화하기 위해 반려동물 동반 관광객 등을 지원하고, 테마 여행상품 선정 업체에서 관광객을 150명 이상 유치하면 최대 300만 원의 인센티브를 지원한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