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오른쪽),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올해 5월 그랜드 프린스 호텔 히로시마에서 한미일 정상회담을 갖고 있다. 동아일보DB
패트릭 크로닌 허드슨연구소 아시아태평양 안보석좌
이번 회담은 새로운 시대를 규정할 가능성이 있다. 또 커트 캠벨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인도태평양조정관이 왜 조용하게 미국의 ‘핵심축(linchpin)’이자 ‘주춧돌(cornerstone)’로서 3국 정상회의를 추진해왔는지 설명해준다. 무엇보다 윤 대통령은 분명한 정책 우선순위를 갖고 일본과의 관계 개선을 촉진하고 외교적 관여의 상승세를 이끌어냈다. 이런 상황에서 캠프데이비드에서 한국 정부가 마주할 기회와 위험은 크게 세 가지다.
두 번째 시험대는 3국 협력의 범위를 확대하는 것이다. 미국과 일본의 지지 속에 윤 대통령은 3국 협력의 범위를 북한의 공격에 맞선 방어 차원의 정보 공유 등 좁은 협력에서 다양한 안보 및 기술, 경제 분야로 확대할 수 있다. 북한에 대한 유엔 제재 강화와 미사일 방어 및 조기경보 체계 개선에 더해 3국은 공급망 복원력 강화와 신흥 핵심기술 표준 정립, 기후변화 대응에 필수적인 친환경 에너지 협력 가속화에 나설 수 있다.
마지막 과제는 한미일 관계를 원점으로 되돌릴 수 있는 주기적인 정치적 위기를 견뎌내고 공통의 이익을 증진시키는 관계가 될 수 있도록 3국 회의의 제도화에 착수하는 것이다. 윤 대통령, 바이든 대통령, 기시다 총리는 수많은 고위급 외교와 군사·경제 회담을 통해 이를 한층 강화했다. 3국의 외교장관과 차관, 정책을 기획하는 참모들은 이제 정례회의를 하고 있다. 3국의 국방장관과 합참의장도 정기적으로 만나고 있으며 3국 간 미사일 방어와 해상 훈련도 자주 실시되고 있다. 3국 국가안보실장 회의, 경제안보 3자 회의 등도 이제 일상적인 회의가 됐다.
일각에서는 윤 대통령의 노력에 익숙한 논리로 비판할 것이다. 어떤 이는 북한이 핵·미사일 역량을 증가하는 상황에서 남북관계가 시들해졌다고 주장할 것이고, 다른 이는 한국이 가까운 최대 경제 파트너(중국)와의 관계를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할 것이다. 한미일 3국 협력이 중국과 러시아의 대북 지원으로 이어질 뿐이라는 주장도 나올 것이다.
각각의 주장은 반박할 수 있는 논리들이 충분하다. 남북관계가 악화된 것은 김정은의 핵 야망과 외교적 비타협성 때문이다. 윤석열 정부는 한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 따라 현명하게 경제적 강압에 대한 취약성을 줄이기 위한 조치를 취하면서 중국과의 협력 관계를 신중하게 유지하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 고위급 대표단이 김 위원장과 함께 관람석에 앉아 전승절 열병식을 참관한 것은 그들이 유엔 제재 등 규범에 기초한 국제질서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비판에 반대한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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