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전용사 후손 5명 등 400여명 영국군 설마리전투 추모공원 찾아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에 참가한 영국 스카우트 대원들이 8일 오전 경기 파주시 ‘영국군 설마리 전투 추모공원’을 방문해 6·25전쟁에 참전했다가 전사한 영국군을 추모했다. 한 대원이 공원에서 참전용사 동상을 관람하고 있다. 파주=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할아버지는 6·25전쟁 참전용사이셨어요. 한국의 발전된 모습을 보고 ‘자랑스럽다’고 종종 말씀하셨죠.”
8일 오전 경기 파주시 ‘영국군 설마리 전투 추모공원’의 추모제단 앞. 영국 스카우트 대표단 링컨셔주 지역 대표 폴 잭슨 씨(33)는 ‘베레모’ 형상의 참전비에 헌화한 후 이처럼 말했다. 잭슨 씨의 할아버지인 고 로버트 쿡 씨는 6·25전쟁 당시 투입된 영국군 8만1084명 중 한 명이다. 잭슨 씨는 “할아버지도 스카우트 단원이셨는데, 같은 (스카우트) 배지를 달고 이곳에 방문하게 돼 영광”이라고 전했다.
이날 추모공원 투어에는 잭슨 씨 외에도 영국군 참전용사의 후손 4명이 참여했다. 참전용사의 후손인 데이지 밀린 양이 헌화에 나서기도 했다.
추모공원을 찾은 단원들은 32도에 육박하는 기온에도 72년 전 이곳에서 발발한 파주시 적성면 설마리 전투에서 희생된 참전용사들을 추모했다. 일부 단원들은 행사 이후 추모의 벽에 새겨진 참전용사들의 이름을 한 자 한 자 쓸어내리며 읽었다. 참가자 네이선 컬런 군(17)은 “영국을 대표해 참전용사들에게 헌화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다”고 전했다.
이날 오후에는 또 다른 영국 대원 800여 명이 청와대를 방문해 본관과 정원 등을 둘러봤다. 이들은 역대 대통령들이 소개된 특별전도 관람한 후 정동극장 예술단의 전통공연을 즐겼다.
파주=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