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선생의 순국 추정지 흙과 함께 103년 만에 14일 서울현충원 합장
7일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 독립운동가 최재형 선생의 부인 최엘레나 여사의 유해를 향해 참석자들이 묵념을 하고 있다. 국가보훈부 제공
최재형 선생(1860∼1920)의 부인 최엘레나 여사(1880∼1952)의 유해가 사후 71년 만에 한국으로 봉환됐다. 최 여사는 ‘러시아 연해주 독립운동의 대부’로 불린 최 선생의 동지들을 후원하는 등 독립운동을 적극 도왔다.
국가보훈부는 “최 여사 유해가 7일 키르기스스탄 수도 비슈케크에서 항공편으로 출발해 인천에 도착했다”며 “유해는 8일 서울추모공원에서 화장된 뒤 국립서울현충원 봉안식장에 임시 안치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 여사는 1897년 최 선생과 결혼해 슬하에 3남 5녀를 뒀다. 최 선생이 국외 항일조직인 동의회(同義會)를 조직해 항일 의병투쟁에 매진하는 등 조국 독립을 위해 앞장서는 동안 최 여사는 대가족을 돌보고 최 선생 동지들을 후원했다. 안중근 의사가 하얼빈 의거로 순국한 뒤엔 그의 가족도 보살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보훈부는 최재형기념사업회와 함께 키르기스스탄 현지에서 지난달 31일부터 최 여사의 유해 수습 등 절차를 시작했다. 최재형기념사업회는 유해가 수습된 비슈케크 묘지 터에 기념비를 세웠다.
최 여사 유해는 최 선생이 순국한 장소로 추정되는 러시아 우수리스크 최재형 선생 기념관 뒤편 언덕에서 채취한 흙이 11일 국내로 들어오면 이 흙과 함께 14일 국립서울현충원에 안장된다. 부부가 합장되는 현충원 내 애국지사 묘역 108번 자리는 원래 최 선생 묘가 있었던 곳으로 알려졌지만 2009년 가짜 후손이 엉뚱한 시신을 묻은 사실이 확인돼 이후 비어 있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