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잼버리 대원들에게 제공된 복숭아를 방문객이 훔쳐 갔다는 의혹이 제기돼 공분을 사고 있다.
8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잼버리 대원들 복숭아 두 상자 훔쳐 간 부부 많이 잡수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 작성자는 “4시간을 운전해서 아이와 입장료 내고 잼버리 일일 입장했다”면서 “각 부스마다 기념품을 나눠주거나, 체험을 하는데, 수량이 정해서 있어 온 가족 다 주기 힘들어 보였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우디아라비아 부스에서는 40대 아주머니가 기념품 이것저것 잡으며 이거 다 공짜냐고, 다 가져가도 되냐고 큰소리 지르는데 부끄럽지 않으신가? 어린 외국인 대원들의 씁쓸한 미소를 보니 제가 다 부끄럽더라”고 일부 방문객의 행태를 지적했다.
이어 “근처 농장 주인분이 기부하신 것 같았다. 기부 받는 부스가 따로 있었고, 여러 가지 물건들이 계속 들어왔다. 그런데 그걸 두 상자나 훔쳐서 싣고 집으로 가는 가족이 있더라. 델타 존에서 주차장까지 10분은 걸어야 하는데, 그걸 두 상자 들고 가는데 경찰도 잼버리 관계자도 아무도 저지하지 않더라. 안 그래도 어수선한데 분위기 나빠질까봐 조용히 넘어 가는 분위기 같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글 작성자는 “가져다 놓으시라고 한마디 하려다 그냥 포기했다. 그런 말이 통할 사람이라면 애초에 이런 짓도 안했을 것이고, 괜히 고성이 오가면 더 부끄러워 질 것 같아서. 복숭아 많이 드시고, 그 배가 터져서 오장육부가 배 밖으로 나오면 본인이 한 짓을 후회하려나? 아이 데리고 갔다가 못난 어른들 추태만 보여준 것 같지만 반면교사로 삼겠다”고 분개했다.
하지만 그는 “지역특산물 기부하는 분들, 한국 기념품 챙겨 와서 나눠주시는 분들, 얼음물이 무한 공급되는지 모르고 몇 상자씩 싸들고 오신 분들, 입장과 동시에 아이들 걱정하시는 분들, 사실 이런 분들이 99.8%는 됐다”면서 “제발 남은 시간동안 귀한 시간이 아깝지 않도록, 맛있는 거 먹고, 친구도 많이 사귀고, 좋은 것도 많이 보고 안전하게 돌아갔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해당 글이 이슈가 되자 글 작성자는 추가로 글을 올려 “복숭아 가져간 분이 어느 지역 사람인지는 모른다. 특정 지역을 비난한다면 그 복숭아 부부와 다를 게 무엇이냐”며 “일선 경찰들과 잼버리 지도자들도 땡볕에서 땀 흘리며 최선을 다하고 있었다. 경찰들이 제지하지 않은 이유는 전북 특산물 전시장에서 구매한 제품이라고 생각했을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부연했다.
한편 태풍 ‘카눈’의 북상으로 잼버리 참가자 3만 6000여명은 8일 조기 퇴영했다. 전국 각 지역에 마련된 숙소에 머물면서 여러 관광 프로그램을 경험할 예정이다. 오는 11일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폐영식과 K팝 공연을 끝으로 잼버리 일정은 마무리된다.
송치훈 동아닷컴 기자 sch5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