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잼버리 대원에게 기부한 복숭아인데…“방문객 부부, 두 상자나 훔쳐”

입력 | 2023-08-09 09:35:00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잼버리 대원들에게 제공된 복숭아를 방문객이 훔쳐 갔다는 의혹이 제기돼 공분을 사고 있다.

8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잼버리 대원들 복숭아 두 상자 훔쳐 간 부부 많이 잡수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 작성자는 “4시간을 운전해서 아이와 입장료 내고 잼버리 일일 입장했다”면서 “각 부스마다 기념품을 나눠주거나, 체험을 하는데, 수량이 정해서 있어 온 가족 다 주기 힘들어 보였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우디아라비아 부스에서는 40대 아주머니가 기념품 이것저것 잡으며 이거 다 공짜냐고, 다 가져가도 되냐고 큰소리 지르는데 부끄럽지 않으신가? 어린 외국인 대원들의 씁쓸한 미소를 보니 제가 다 부끄럽더라”고 일부 방문객의 행태를 지적했다.

그는 또 “대원들 먹으라고 제공하는 복숭아가 있더라. 철수한 벨기에 진영에 조금 쌓아 놓았는데, 대원들은 하나씩 가져가거나 나라별 지도 선생님들이 와서 한 두 상자 가지고 갔다. 방문객들은 당연히 손 댈 생각을 안했다. 상식이니까. 그걸 상식 가진 사람이 가지고 가겠나? 수량도 넉넉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어 “근처 농장 주인분이 기부하신 것 같았다. 기부 받는 부스가 따로 있었고, 여러 가지 물건들이 계속 들어왔다. 그런데 그걸 두 상자나 훔쳐서 싣고 집으로 가는 가족이 있더라. 델타 존에서 주차장까지 10분은 걸어야 하는데, 그걸 두 상자 들고 가는데 경찰도 잼버리 관계자도 아무도 저지하지 않더라. 안 그래도 어수선한데 분위기 나빠질까봐 조용히 넘어 가는 분위기 같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글 작성자는 “가져다 놓으시라고 한마디 하려다 그냥 포기했다. 그런 말이 통할 사람이라면 애초에 이런 짓도 안했을 것이고, 괜히 고성이 오가면 더 부끄러워 질 것 같아서. 복숭아 많이 드시고, 그 배가 터져서 오장육부가 배 밖으로 나오면 본인이 한 짓을 후회하려나? 아이 데리고 갔다가 못난 어른들 추태만 보여준 것 같지만 반면교사로 삼겠다”고 분개했다.

하지만 그는 “지역특산물 기부하는 분들, 한국 기념품 챙겨 와서 나눠주시는 분들, 얼음물이 무한 공급되는지 모르고 몇 상자씩 싸들고 오신 분들, 입장과 동시에 아이들 걱정하시는 분들, 사실 이런 분들이 99.8%는 됐다”면서 “제발 남은 시간동안 귀한 시간이 아깝지 않도록, 맛있는 거 먹고, 친구도 많이 사귀고, 좋은 것도 많이 보고 안전하게 돌아갔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해당 글이 이슈가 되자 글 작성자는 추가로 글을 올려 “복숭아 가져간 분이 어느 지역 사람인지는 모른다. 특정 지역을 비난한다면 그 복숭아 부부와 다를 게 무엇이냐”며 “일선 경찰들과 잼버리 지도자들도 땡볕에서 땀 흘리며 최선을 다하고 있었다. 경찰들이 제지하지 않은 이유는 전북 특산물 전시장에서 구매한 제품이라고 생각했을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부연했다.

이어 “잼버리를 방문한 절대 다수는 매너 있고, 배려 깊었으며, 멋진 관람매너를 가지고 계셨다. 스카우트 대원들은 열악한 환경에도 문화를 나누고, 자국을 소개하고 배지·스카프를 나누며 나름 재미있게 보내고 있었다. 한국인의 국민성을 비하할 의도는 없었다. 시민 의식을 잃은 극소수의 그릇된 행동을 목격한 대로 지적하고 싶었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태풍 ‘카눈’의 북상으로 잼버리 참가자 3만 6000여명은 8일 조기 퇴영했다. 전국 각 지역에 마련된 숙소에 머물면서 여러 관광 프로그램을 경험할 예정이다. 오는 11일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폐영식과 K팝 공연을 끝으로 잼버리 일정은 마무리된다.

송치훈 동아닷컴 기자 sch5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