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있는 암환자 66%, 고혈압약 복용 소홀 전체 사망률 2배, 심혈관 사망률 1.7배 위험
암으로 진단받은 후 5년이 지난 암 생존자가 100만 명을 넘어섰지만, 암 환자의 3분의2가 고혈압 약을 잘 복용하지 않아 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입원 치료 위험과 사망률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고혈압 약 복용이 불량한 경우 사망률이 2배가량 더 높았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순환기내과 정미향·이소영·윤종찬 교수팀과 연세대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김현창 교수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의 2002~2013년 표본 코호트(동일집단) 데이터베이스를 사용해 항고혈압 약물을 처방받은 성인 암 환자 1만9246명을 대상으로 공동 연구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9일 밝혔다.
암 생존자는 암 치료 후에도 심혈관 질환의 위험에 노출돼 있다. 암 환자 사망 원인 2위가 심혈관 질환이다. 암 환자와 암 경험자들은 고혈압을 잘 관리하지 못하면 중증 심혈관 질환으로 진행돼 사망까지 이르게 된다. 하지만 고혈압을 동반한 암 환자나 의사는 암의 치료와 재발 방지에 집중 하느라 고혈압 치료에 소홀하기 쉽다.
연구팀은 환자들의 약물소지율에 따라 좋음(약물 보유 비율 ≥ 0.8), 보통(0.5 ≤ 약물 보유 비율 <0.8), 나쁨 (약물 보유 비율 <0.5)으로 고혈압 약 복약 순응도군을 나누었다.
그 결과 고혈압을 가진 암 환자 중 66.4%가 고혈압 약을 잘 복용하지 않고 있었다. 이 중 26.3%는 보통 복약 순응도 군이고, 40.0%는 나쁜 복약 순응도 군이었다. 연령별로는 20~24세 환자의 81.8%, 25~29세 환자의 84.2%, 30~34세 환자의 73.4%가 나쁜 복약 순응도 그룹으로 조사돼 젊은 암 환자일수록 고혈압 약 복용이 소홀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 평균 추적 기간인 8.4년 동안 2752명이 사망했고, 입원·뇌졸중·심부전 등 심혈관 사건은 6057건 발생했다.
복약 순응도가 보통, 나쁨인 그룹은 좋은 환자군에 비해 전체 사망률이 각각 1.85배, 2.19배 높았다. 심혈관 사망률의 경우 각각 1.72배, 1.71배 더 높았다. 새로운 심혈관 사건이 발생할 위험도 각각 1.33배, 1.34배 더 높았다.
윤 교수는 “암 환자들이 고혈압 약을 잘 복용하지 못하는 원인으로는 하루에 여러 번 많은 처방약을 복용해야 하고, 질환으로 인한 우울감에 스스로 약을 챙기며 돌보기 힘들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단일 복합 알약을 처방해 약 복용을 단순화하고, 암치료와 더불어 고혈압과 같은 합병증 관리를 함께 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심장협회지 ‘저널 오브 더 아메리칸 하트 어소시에이션(Journal of the American Heart Association)’ 7월호에 실렸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