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는 참고사진. 게티이미지
건강을 위해 ‘하루 1만 보 걷기’를 목표로 잡는 사람이 많지만 요즘 같은 폭염에 오래 걷기는 쉽지 않다. 일반적으로 많이 걸을수록 건강 효과가 커지지만 하루에 약 2400보만 걸어도 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사망 위험이 줄어든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9일 마치예 바나흐 폴란드 로츠의대 교수 겸 미국 존스홉킨스의대 시카론 심혈관 질환 예방센터 교수팀은 ‘유럽 예방 심장학 저널’에서 걷기의 건강 효과는 하루 2300보 이상부터 나타나기 시작해 2만 보까지 증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상한선은 확인하지 못했다고 부연했다.
연구 결과, 하루 3967보 이상 걸으면 모든 원인으로 인한 사망 위험이 감소했다. 하루 2337보 이상 걸으면 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사망 위험이 감소했다.
바나흐 교수는 “이 연구는 걷기의 건강 효과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적은 걸음 수부터 나타나고, 많이 걸을수록 더 좋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이는 성별과 연령, 거주지역의 기후 등에 상관 없이 모두 적용된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총 22만6889명을 대상으로 하는 전 세계 17건의 연구를 메타분석 했다. 연구에 참여한 사람들의 평균 연령은 64세로, 전체의 49%가 여성이며 추적 기간은 평균 7.1년이다.
분석 결과, 60세 이상 노년층은 하루 6000~1만 보 걸을 때 사망 위험이 42% 감소했다. 하루 7000~1만3000보 걷는 60세 미만의 사망 위험은 49% 줄었다.
하루 걸음 수에 따라 4개 그룹으로 나눠 분석한 결과, 걸음 수가 가장 적은 기준 사분위(중앙값 3967보)와 비교할 때 1사분위(중앙값 5537보), 2사분위(중앙값 7370보), 3사분위(중앙값 1만1529보)의 모든 원인으로 인한 사망 위험은 각각 48%, 55%, 67%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바나흐 교수는 “심혈관 질환 위험을 줄이고 수명을 연장하는 데는 식습관과 운동을 포함한 생활 습관 변화가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건강 효과가 마라톤·철인 3종 경기 같은 고강도 운동과 다양한 연령대의 다양한 인구 집단 및 건강 문제를 가진 사람들에게도 적용되는지 알아보려면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했다.
연구팀은 관찰 연구로 진행된 이번 연구 결과가 걸음 수 증가와 사망 위험의 연관성을 보여줄 뿐 인과관계를 증명하지 못한다는 점, 다른 질병이 있는 사람들이 포함되지 않은 점, 인종·사회경제적 지위 등이 고려되지 않은 점 등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