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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 일대서 고려시대 추청 건물터·기와 발견…난방시설 2기 확인

입력 | 2023-08-09 15:41:00


서울 종로에서 고려시대 때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건물터와 관련 유물들이 또 발견됐다.

9일 매장문화재 조사기관 수도문물연구원에 따르면 최근 종로구 구기동 다가구 주택 신축 부지 조사 결과, 건물터 1동 석축 3기가 발견됐다.

해당 조사지역은 남동쪽으로 서울 종로구 신영동 도시형생활주택 신축부지 내 유적과 약 10m 떨어진 곳에 있다. 현지 조사가 진행 중인 신영동 유적지에서는 지난 3월 고려시대 건물지들과 관련 유물들이 확인된 바 있다.

연구원은 “건물지 평면형태는 ‘아’(亞)자형으로 추정된다”며 “잔존규모는 전면 4칸, 측면 1.5칸이고 주칸거리는 3.3~4m”라고 밝혔다.

건물지는 북서쪽으로 이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건물지 기단은 배면에 가공된 장대석으로 남동쪽 측면은 자연석재로 만들어졌다. 배면 기단 바닥에서는 물이 떨어진 흔적이 확인됐다.

건물지 내부에서는 초석 8기와 난방시설 2기가 확인됐다.

남동쪽 기단부에는 계단시설의 기초석도 나왔다. 발견된 석축 3기 중 하나는 길이 약 11m, 높이 약 0.6~1m이며 2단이 남이 있다. 이 석축의 바로 옆에서 발견된 다른 석축은 길이 약 7m, 높이 약 0.8m로 3단이, 길이 약 4.9m, 높이 약 0.4m인 나머지 한 석축은 2단이 잔존했다.

조사과정에서 고려시대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기와 조각, 청자 조각, 도기 조각 등 유물도 나왔다. 특히 기와 조각에는 ‘장의사’(莊義寺)로 추정되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

장의사는 고려사와 고려사절요에는 ‘藏義寺’로, 조선왕조실록에서는 ‘莊義寺’, ‘壯義寺’, ‘藏義寺’로 기록됐다.

장의사는 삼국시대 신라 제29대 무열왕 당시 창건한 사찰로 신용동 삼거리에 있는 세검정초등학교 운동장에 장의사지 당간지주가 남아있다.

고려시대 예종·인종·의종 등이 남경을 순행하면서 다녀가고, 원종대사 찬유, 법인국사 탄문, 자정국존 미수 등 고승들이 머물렀다는 금석문 기록들이 있다.

조선시대에 폐사된 후 터만 남게 된 이곳은 1712년 연무대, 1747년 총융청, 1886년 이후에는 별기군 훈련장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연구원은 “건물지 기단 아래 마당층 추정지에서 12세기 이전으로 추정되는 기와에 ‘莊義寺’자명 명문기와가 출토됨에 따라 유적의 중요성이 유물에서도 방증되고 있으므로 전문가 검토회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는 이 조사 내용을 바탕으로 이 지역의 유적 보존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