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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사겪은 청주시, 태풍 북상에도 ‘지하차도 침수대비 매뉴얼’ 아직 없어

입력 | 2023-08-10 06:11:00

15일 폭우로 인해 침수되는 충북 청주시 오송궁평지하차도 .(충북도 제공).2023.07.16./뉴스1 ⓒ


사상자 24명이라는 뼈아픈 경험을 한 청주시에 집중호우 상황에서 지하차도 침수에 대비하는 정식 매뉴얼이 아직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태풍 ‘카눈’ 북상이 임박해 체계적인 자체 매뉴얼이라도 서둘러 수립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청주시는 궁평2지하차도 참사 현장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오송 궁평지하차도를 비롯해 터미널지하차도 등 11곳을 관리하고 있다.

지방도가 지나는 궁평2지하차도 등은 충북도에서, 시·군도가 지나는 지하차도는 해당 시·군에서 관리한다.

관리 주체는 지난달과 같은 집중호우 상황에서 지하차도 진입을 통제하는 권한이 있다.

그러나 지하차도 진입을 막거나 인력을 배치하는 등의 정식 ‘지하차도 침수대비 매뉴얼’은 청주시에 갖춰져 있지 않다.

다른 기초자치단체에는 지하차도 침수대비 행동 매뉴얼을 만들어 호우경보 또는 호우주의보가 발령되면 지하차도 관리부서에 설치된 CCTV로 상황을 24시간 확인한다. 지하차도 상황을 실시간 모니터링 하도록 2명 이상 전담 직원도 배치한다.

호우특보에 따라 지하차도 현장에 공무원도 배치해 배수펌프 정상 작동 여부를 확인하면서 침수 여부를 직접 감시한다.

침수 상황이 생기면 현장에 있는 공무원이 지하차도에 차량 진입을 못 하도록 바로 통제한 뒤 경찰 등 관계기관에 통보하도록 한다.

시에는 이 같은 매뉴얼이 없고, 구청 직원들이 CCTV로 지하차도를 확인하면서 중심부에 물이 30㎝ 차면 그때 자동차단시설을 가동하거나 공무원이 현장에 나가 진입을 통제하는 정도로 침수에 대비한다.

하지만 CCTV 역시 왕복 4차로 도로가 난 용암지하차도 등 5곳에만 설치돼 일부 시설은 실시간 상황 파악이 힘들 수 있다.

자동차단시설도 오송지하차도와 용암지하차도 2곳에만 마련돼 신속한 대응이 어렵다는 지적이다.

충북도에도 정식 매뉴얼은 없으나 △도로 중앙 수위 50㎝ △시간당 강우량 83㎜ △호우경보 발령 등 5가지 중 1개만 충족하면 지하차도를 통제하는 자체 기준을 운용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행정안전부에서 이번 사고 후 관련 지침을 마련하고 있다”며 “지침을 전달받으면 지역 상황에 맞게 정식 매뉴얼을 만들 예정”이라고 했다.

(청주=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