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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당 60㎜ 물폭탄…도로 잠기고 전기 끊기고 1만명 대피

입력 | 2023-08-10 11:54:00

제6호 태풍 카눈의 영향으로 10일 오전 7시 3분경 경남 창원시 성산구 삼동동 삼동지하차도 위 도로가 침수돼 있다. 창원소방본부 제공


제6호 태풍 ‘카눈’이 10일 오전 한반도에 상륙하면서 전국 곳곳에서 태풍 피해가 속출했다. 특히 경남과 부산에서는 도로가 침수되거나 하수구 역류, 나무 쓰러짐 등의 신고가 잇따르고 있다. 다행히 현재(10일 오전 11시 기준)까지 이번 태풍으로 인해 정부에 공식 집계된 인명과 시설 피해는 없다.

경남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 19분경 경남 거제시 능포동의 한 아파트에서 벽돌이 떨어져 주차돼 있던 차량 다수가 파손됐다. 오전 7시 26분경에는 거제시 문동동 도로에서 나무가 쓰러져 차량 통행이 통제되기도 했다. 창원시는 도로 침수가 잇따르자 오전 8시 4분경 재난안전메시지를 통해 “창원시 전역에 지하차도 침수로 통행을 금지하고 있다”고 알렸다.

울산 동구 방어진순환도로에 굴러떨어진 낙석 사진. 최창환기자 oldbay77@donga.com


갑자기 불어난 물로 주민이 하천에 갇히는 사고도 발생했다. 창원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3분경 마산회원구 내서읍 광려천에서 산책을 나섰던 할머니가 하천 중간지점에 고립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대원은 할머니를 30분 만에 구조했다.

부산에서는 거센 바람으로 나무가 쓰러지면서 정전사태가 발생했다. 부산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3시49분경 부산진구 초읍동에서 나무가 쓰러져 일대 전기가 끊겼다. 또 오전 4시 3분경 수영구 망미동 일대도 5분간 정전됐다. 강풍에 나무가 흔들리면서 전선을 단전시킨 것이다.


비바람 몰고온 태풍 ‘카눈’…하늘길·뱃길 막혔다

제6호 태풍 ‘카눈‘이 한반도에 상륙해 북상중인 10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역 대합실 전광판에 열차지연 안내 문구가 나오고 있다. 박형기 기자 oneshot@donga.com


태풍 ‘카눈’은 이날 오후 2시 기준 경북 안동 남서쪽 약 40㎞ 육상에서 시속 38㎞로 북진 중이다. 최대 풍속은 ‘지붕이 날아갈 수준’인 초속 29m(시속 104㎞)다. 태풍 강도는 우리나라에 접근해올 때보다 한 단계 낮아졌지만 여전히 ‘중’을 유지하고 있다. 태풍은 이날 오후 내륙지역을 훑은 뒤 오는 11일 북한 지역으로 이동할 전망된다.

태풍으로 창원 등 경남과 경북, 강원 등에는 많은 비가 내렸다. 전날부터 이날 오전 10시까지 누적 강수량은 경남 창원 326.5㎜, 울산 275.5㎜ 경북 경주 263.0㎜, 강원 256.5㎜, 부산 254.5㎜, 전북 남원 223.0㎜ 등이다. 경남 창원은 이날 오전 한때 시간당 최대 60㎜에 이르는 물폭탄이 쏟아지기도 했다.

태풍 그래픽. 동아일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기준 전국 83개 시군구에서 모두 1만 641명이 임시대피 중이다. 경남 도로 310개소를 포함해 전국 490개소 도로가 통제됐다. 또 하천변 166개소도 일시 통제된 상태다. 하늘길과 뱃길도 막혔다. 항공기 결항은 14개 공항 355편이다. 여객선 102개 항로와 154척, 도선 76개 항로 92척의 운항도 중단됐다. 철도는 이날 첫차부터 고속열차 161회, 일반열차 251회, 전동열차 44회의 운행이 중지됐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기준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에 태풍 특보가 발효된 가운데 강원영동과 경북을 중심으로 시간당 30~60㎜의 매우 강한 비가, 그 밖의 지역에 시간당 10~30㎜,의 강한 비가 내리고 있다. 기상청은 “11일 오전까지 매우 강하고 많은 비와 강한 바람이 부는 곳이 있겠다”며 “해안지역에 매우 높은 파도가 방파제나 해안도로를 넘는 곳이 있겠으니 피해 없도록 각별히 유의해달라”고 당부했다.

제6호 태풍 카눈의 영향으로 부산 지역에 태풍경보가 발효된 가운데 10일 오전 부산 중구의 한 도로에 가로수가 쓰러졌다. 부산경찰청 제공

조혜선 동아닷컴 기자 hs87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