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 이전인 2019년 제주시 제주국제공항 국제선 도착 대합실에서 관광객들이 입국하고 있다. 뉴스1DB
중국이 사드(THAA·고도고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대한 보복 조치로 2017년 3월부터 시행돼 온 한국 단체관광 금지 조치를 해제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 이후 금지해 온 중국인의 해외 단체여행을 전면 허용하기로 한 데 따른 것이다.
10일 중국 문화여유부(문화관광부)는 한국과 미국, 일본 등 세계 78개국에 대한 중국인 단체여행을 허용한다고 발표했다. 앞서 1차(2월) 20개국, 2차(3월) 40개국에 문을 연데 이은 3차 조치다. 문화여유부는 “중국 공민(국민)의 해외 단체여행과 관련한 여행사 업무를 시범적으로 재개한 뒤 여행시장이 전반적으로 평온하게 운영돼 여행 교류·협력에 긍정적인 역할을 촉진했다”면서 전면 개방 이유를 설명했다.
이번 조치로 한국은 6년여 만에 중국인 단체관광객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일본 미국 등은 2020년 코로나19 확산 이후 금지됐기 때문에 3년 6개월여 만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중국의 단체관광 재개는 한중 관계 회복이나 경제적인 측면 등을 고려할 때 일단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면서 “중국 측과 관광 재개 시점, 방식 등 관련해 긴밀하게 소통하고 있다”고 했다. 다만 “아직 구체적인 조치가 시행되진 않은 만큼 양국 관계에 어떤 영향을 끼칠진 더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라고도 했다.
코로나19 유행으로 중단됐던 중국~한국간 6개 노선 페리 운항도 11일부터 재개된다.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는 “관광 통계에 따르면 한국을 찾는 중국인들의 경우 90%가 항공, 10%가 페리 등 선박을 이용한다”며 “중국 하이웨이시~경기 평택등 6개 노선의 페리 운행이 재개된다”고 설명했다.
5월 중국 단체관광객의 제주 무비자 환승 제도가 재개된 가운데 이달 말 중국 베이징과 선양에 비자신청센터도 개소될 예정이다. 문체부 관계자는 “중국은 이미 지난달 월별 방한 외래 관광객수 1위(잠정 24만 명)으로 집계됐다”며 “중국 최대 연휴인 국경절 연휴(9월 29일~10월 6일)를 겨냥해 다음달 베이징과 상하이 등에서 K관광 로드쇼도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중국의 한국 단체관광 재개 조치가 마지막인 3차에서야 이뤄졌다는 점에서 한중 관계 개선보다는 중국의 필요에 따른 조치라는 분석도 있다. 최근 물가 하락과 소비 부진에 따른 경기 침체 우려가 큰 중국 당국이 여행, 항공업 등 경제 파급 효과가 큰 관광산업 개방을 선택했다는 얘기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