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에 “총 먼지 털고 있다” 글…트럼프 수사 법무장관 등에도 위협 “정치 양극화 심화로 상대 악마화, 정치폭력 1970년대후 가장 심각”
바이든, 살해 위협에도 유타주 방문 9일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자인 70대 남성 크레이그 로버트슨이 조 바이든 대통령의 살해를 시도하다 연방수사국(FBI)에 사살됐다. 연방검찰이 살해 계획이 담긴 로버트슨의 소셜미디어 게시물을 토대로 그에게 제기한 고소장. 솔트레이크시티=AP 뉴시스
로이터통신은 정치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상대 진영을 악마화해 실제로 공격을 감행하는 정치 테러가 확산하고 있다며 “미국의 정치 폭력이 1970년대 이후 가장 심각한 수준”이라고 경고했다.
● SNS에 “총 먼지 털고 있다” 위협
바이든, 살해 위협에도 유타주 방문 솔트레이크시티 일대의 풍력발전 시설을 방문한 바이든 대통령(오른쪽)이 9일 공항에서 스펜서 콕스 유타 주지사 부부의 환대를 받고 있다. 솔트레이크시티=AP 뉴시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열렬한 지지자였던 그는 지난해부터 소셜미디어를 통해 바이든 행정부의 고위층을 비롯해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를 이끈 앨빈 브래그 맨해튼 지방검찰청장, 메릭 갈런드 법무장관 등에게 위협을 가한 혐의를 받았다.
지난해 9월 페이스북에 “대통령 한두 명을 암살할 때다. 처음엔 바이든, 다음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라고 썼다.
7일에는 바이든 대통령이 9일 유타주를 방문한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묻어 놓은 길리슈트(위장복)를 꺼내고 M24 저격용 라이플의 먼지를 털고 있다”며 암살 계획을 암시하는 듯한 글을 올렸다.
● “정치 폭력의 주체, 좌파→우파로”
최근 정치 양극화가 심해지면서 정치 폭력 빈도가 늘어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폭력을 행하는 주체가 좌파 급진 세력에서 극우주의자로, 그 양상도 거점 공격에서 인물 공격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9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1970년 한 해에만 미국에서 450건 이상의 정치 폭력 사건이 발생했으며 1980년 이후 정치 폭력은 비교적 줄어들었으나 트럼프 전 대통령 취임 직전인 2016년부터 다시 증가하기 시작했다.
메릴랜드대 범죄학자 게리 라프리는 로이터통신에 “트럼프 전 대통령의 등장과 양극화 확대 등이 정치 폭력의 원인이 됐다”며 “아직 정점에 도달한 것 같지는 않다”고 전했다.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