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레이션 박초희 기자 choky@donga.com
벗드갈 몽골 출신·서울시립대 행정학 석사
이것이 필자만의 오해일까. 과거 10여 년 전 학부 생활을 했을 때 한국 사회 분위기는 전혀 달랐다. 어쩌면 필자가 당시 어려서 그러한 느낌을 받았을지도 모르지만, 장기 거주하고 있는 이주민들은 하나같이 필자와 비슷한 생각과 추억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그들과 이야기해 보며 알게 되었다. 과연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
한국은 저출산 고령화로 인해서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나름대로 다양한 해결책을 내놓고 있지만, 아직 정책의 결과가 드러나기는커녕 아이들 수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이러한 현상들이 무엇 때문에 생기고 있을까. 수많은 답들이 존재할 것이다. 필자가 굳이 설명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필자보다 독자 여러분께서 나름대로 답을 가지고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한국을 겪어본 적 없는 외국인이나 한국에서 생활한 지 오래되지 않은 외국인에게 한국은 어떤 나라일까. 아마도 24시간 동안 재미있게 놀 수 있는 나라로 인식되고 있을 것이다. K팝과 K드라마에 나오는 반짝이는 인물들을 닮은 화려한 밤 조명이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 화려한 조명 밑에 그늘이 존재하기 마련이다. 그리고 그 그늘에서 벗어나기 위해 온갖 노력을 하는 사람들이 점점 누군가를 사랑하고 배려하는 법을 잊어가고 있는 듯하다.
필자와 같은 이주민의 시선에서 한국은 겉으로 성장하고 경제력이 있는 나라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살아보면 겉과 다르다. 아직도 보수적인 요소가 많고 그러한 보수적 형태에 적응하기 힘들어하는 젊은 층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한국에서 태어나고 자란 한국 친구들마저 이민을 고민하는 경우를 흔히 보고 있는 요즘이다. 이러한 고민을 하는 사람들이 점차 늘어나게 된다면 한국의 운명이 어떻게 될까 하는 고민도 한국을 사랑하는 외국인으로서 하게 된다.
필자처럼 한국을 좋아하거나 한국에 삶의 뿌리를 내린 사람들에게 있어 한국은 그저 외국이 아니라 생을 공유하는 존재다. 과거의 치안과 사람들의 정이 언젠가 다시 돌아올 날을 기다리며 글을 마무리한다. 대한민국 만세.
벗드갈 몽골 출신·서울시립대 행정학 석사